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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사무총장, 5년치 1천억유로 기금 마련 제안
트럼프 지원 삭감 대비…나토-러 갈등 심화 우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 3월14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연례 보고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약 1천억유로(약 145조원)의 기금을 마련해 우크라이나에 직접 군사 지원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우크라이나 지원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에 대비해 군사 지원을 미국 주도에서 나토 주도로 바꾸려는 움직임이다.

로이터 통신 등은 2일(현지시각)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5년 동안 1천억유로의 우크라이나 지원 기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안은 3~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회원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처음 논의될 예정이다.

나토는 러시아와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와 개별 협의를 통해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나토가 군사 지원에 직접 개입할 경우, 러시아와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그동안 미국이 조정 역할을 하던 ‘우크라이나 방위 계약 그룹’(람슈타인 그룹)을 나토 내부로 옮겨, 나토가 무기 지원 업무를 조정할 것을 제안했다. 나토 회원국 등 50여국이 참여하는 이 그룹은 그동안 미국 주도로 매월 모임을 갖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를 조율해왔다.

나토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직접 관여하는 방안은 미국 국내 정치 때문에 우크라이나 지원이 흔들리는 걸 막기 위한 것이다. 미 정부는 지난해 600억달러(약 81조원)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안을 마련했으나, 공화당이 이주민 대책 강화를 요구하며 의회 승인을 미루고 있다. 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크게 줄 가능성도 크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이 방안을 “정치적 변화의 바람으로부터 (군사 지원) 메커니즘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오는 7월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열릴 나토 정상회의 때까지 회원국들의 합의를 끌어낸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한 외교관은 “이는 루비콘강을 건너는 게 될 것이다.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 조정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의견이 모아지고 있고 우리가 워싱턴으로 가는 비행기를 탈 때쯤에는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제안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지원금 마련에 얼마나 적극 나서느냐가 중요할 전망이다. 이 기금에서 미국의 몫은 160억달러(약 21조6천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관들은 기금 마련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라며 회원국들이 1000억유로의 기금에 합의할지, 합의한다면 어떻게 기금을 마련할지 등은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 방안이 트럼프 재집권에 대비한 확실한 대책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 외교관은 “이 안이 트럼프에 대비하는 데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트럼프를 막아낼 체제를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나토 외교장관 회의 참석에 앞서 나토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때까지 ‘필요한 다리’ 역할을 할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토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전쟁 중에는 나토에 가입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입할 수 있을 거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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