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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밤 PD수첩 <기업살인과 댓글부대>에서는 연간 2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던 유아매트 기업을 단숨에 무너뜨린 일명 '댓글부대'의 여론 조작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A사 대표 – 이번 주는 넘기고 다음 주에 공격할까 생각하고 있어.
A사 마케팅 팀장 - 그냥 조용히 넘어갈 것 같아 내심 걱정이 됩니다. 아니면 주말 이용해서 올리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_ 댓글공작 지시 중 일부



투명한 공정 과정과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유아매트 업계 1위였던 크림하우스. KC 인증과 친환경 인증을 받으며, 부모들에게 사랑받는 국민 유아매트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17년 11월, 충격적인 글이 전국의 맘카페에 도배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글의 내용은 '크림하우스 매트에서 사용금지 원료인 DMAc가 검출되어 친환경 인증이 취소되었다는 것‘이다. 크림하우스의 허찬회 대표는 사용금지 원료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해당 원료는 세척용도로 사용되며 인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환경산업기술원은 여러 차례 해당 매트의 안전성을 조사하고 인체에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비록 친환경 인증이 취소되었다고 하더라도 제품의 판매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분노한 소비자들이 회사를 고발하고 집단 소송까지 제기한 상황, 이미 악화된 여론을 바로잡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크림하우스는 국내외 주요 도시에서 고객 설명회를 열고, 소비자가 원하면 직접 집을 찾아가 방문검사를 해주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과 진실성 덕분인지 사태가 해결된 것으로 보였으나, '왈도와 고도'라는 계정이 올린 글 하나가 모든 상황을 뒤집어 버렸다. 해당 글은 '사비를 내고 유해물질 검사를 의뢰했고, 크림하우스 매트에서 DMAc가 434ppm 검출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허찬회 대표는 “그 사실 하나로 크림하우스는 완전히 숨골이 끊겼다”라고 말하며, 기존 검사 수치보다 확연히 높은 결과에 대해 의문을 품고 글에 나와 있는 검사기관의 서류를 추적했다고 전했다. 놀랍게도 해당 검사를 의뢰한 사람은 경쟁업체인 A사의 마케팅 팀장 가족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은 A사를 압수수색했고 A사가 바이럴 마케팅 회사에 의뢰해 여론을 조작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A사는 경찰의 압수수색 전까지 무려 8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댓글 공작을 진행했다. 바이럴 마케팅 회사가 댓글 조작의 대가로 받은 돈은 월 265만 원이었다. 이 모든 사건의 주도자인 A사 대표 장현수(가명) 씨는 경찰 조사 당시,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댓글 작업을 한 것일 뿐 다른 목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2심에서 A사 대표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현재 A사는 감옥에 간 남편을 대신해 부인이 대표로 있는 상황이다. 제작진은 A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대표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으나, 소송이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며 거절의사를 보냈다.

온라인 여론 조작은 비단 크림하우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능 국어를 가르치던 유명 강사가 댓글을 조작해 강사들을 비방한 사건인 일명 ‘대치동 댓글 조작 사건’. 해당 강사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현재 수능 교재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댓글 조작 같은 불법 마케팅의 파괴력을 감안한다면 수사기관의 보다 적극적이고 신속한 수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시장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반시장적 불법 마케팅에 대응할 법과 제도의 개선이 시급한 때이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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