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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지원 자금, 무기한·무제한 투입"
4·10 총선 염두에 둔 물가 정책 지적 나와
농산물 소매가, 도매가 따라 오를 수도
그래픽=김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이라고 했던 농협 하나로마트의 대파 판매 종료 시점이 지난달 27일에서 10일로 미뤄졌다
. 공교롭게도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4월 10일까지 875원을 유지한다는 것
.
하지만 도매가가 여전히 높고 정부 지원은 갈수록 축소할 가능성이 커 농산물 특가 상품을 두고 선거용이란 지적도 나온다.


2일 하나로마트에 따르면 서울 양재·창동점 등 전국 7개 대형 점포는 지난달 18일부터 대파 한 단을 875원에 팔고 있다. 대형마트보다 1,000원 가까이 낮은 가격인데
하나로마트는 875원 대파 판매 기한을 10일까지 적용하기로 내부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

이 결정은 소비자 반발, 도매가 하락을 반영
했다. 당초 875원 대파는 소비자가 4,250원에서 정부 납품 단가 지원 2,000원, 자체 할인 1,000원을 뺀 1,250원에서 30% 할인 쿠폰을 적용한 가격이다. 반면 10일까지 판매하는 875원 대파는 소비자가(3,250원), 납품 단가 지원(1,000원)이 다소 다르다. 도매가가 하락하면서 소비자 가격도 내려간 만큼 정부 지원 금액을 절반으로 줄이고도 875원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도매가가 떨어진 영향을 무시할 수 없지만 875원 대파는 업계에서 보기엔 여전히 파격적이다. 이 때문에 하필 그 종료 시점이
총선 날이라는 점은 뒷말을 낳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유관 기관인 농협중앙회 산하 하나로마트가 선거를 의식해 875원을 끌고 가고 있다는 비판이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농산물 가격은 2주 단위로 설정하다 보니 3월 27일에서 4월 10일로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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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쉬운 재정 정책으로 농산물 가격 눌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 과일매장에서 물가 현장 점검을 하며 농림축산식품부 할인지원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긴급 농축산물 가격 안정 자금을 무제한, 무기한으로 투입하고 지원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한 발언도 입길에 오른다.
윤 대통령 메시지는 정부가 지난달 시작해 이달까지 집중할 방침이었던 농산물 할인 지원 기간·강도를 강화하겠다는 뜻
이다.

하지만 875원 대파처럼 마냥 물가 안정 대책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선거를 염두에 둔 임시 처방으로 볼 수 있어서다.
정부는 유통구조 개선, 품종 개발 등 공급 정책 발굴보다 손쉬운 재정 정책으로 농산물 가격을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부가 총선도 있으니 예산 투입을 통해 농산물 가격을 낮추려는 생각으로 보인다"며 "한시적 정책인 데다 가장 시급한 물량 확보를 위한 수급 정책은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같은 가격 개입은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닥쳤을 때 다시 소환될 가능성도 있어 문제"라고 덧붙였다.

우선 정부 '극약처방'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일 기준 농식품부가 제시하고 있는 주요 농산물 15개 품목 소매가 중 12개 품목이 지난달과 비교해 내렸다. 하지만 정부가 지원 확대로 농산물 가격을 누르더라도 높은 도매가를 감안하면 풍선처럼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다는 전망 역시 나온다.

농산물 안정, 이달이 분수령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한 단 875원 대파를 고르고 있다. 뉴스1


소매 원가인 도매가로 눈을 돌려보면 여전히 높다. 15개 품목 중 12개 도매가는 소매가 하락 폭보다 작거나 오히려 더 올랐다. 또 3개 도매가는 소매가 인상 폭보다 크게 상승했다. 예컨대 사과 소매가가 16.4% 내려간 반면 도매가는 3.1% 상승하거나, 배추 소매가가 2.9% 오른 가운데 도매가는 43.1% 뛴 식이다.
이는 정부 지원이 윤 대통령 발언과 달리 무한정 지속하기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소매가가 도매가를 뒤따라 언제든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
다.

도매가 고공 행진은 올해 들어 비가 많이 내린 영향이 크다. 예년보다 늦게 자라고 출하 작업도 늦어지면서 농산물 공급 자체가 줄었다. 정부 안팎에선 농산물 가격 안정의 분수령을 4월로 보고 있다. 농산물 소매가는 이달 도매가가 얼마나 진정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노호영 농업관측센터 원예관측실장은 "양파, 대파, 배추 등 주요 채소 가격은 봄으로 넘어갈수록 물량 증가로 내려가는 편인데 올해는 2, 3월 기상 악화로 그렇지 않다"며 "햇사과 출하 시기인 7월은 돼야 내려갈 사과를 제외하면 4, 5월은 농산물 가격 전반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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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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