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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 중요”
시진핑 “대만은 첫번째 레드라인”
백악관 “한반도 비핵화 의지 재확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15일 샌프란시스코 근교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정상이 지난해 11월15일 샌프란시스코 근교에서 한 정상회담 뒤 처음으로 전화 회담을 하고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자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일 오전(현지시각) 시진핑 국가주석과 전화로 마약 퇴치, 군사 당국 간 소통, 인공지능(AI)의 위험, 기후변화를 비롯해 양자, 지역, 세계 문제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이견에 관해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과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와 법치”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러시아 방위산업 지원에 우려를 전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공약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정책과 비시장적 관행을 지적하면서 “미국의 첨단 기술이 우리의 안보를 저해하는 데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계속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이는 반도체 수출 통제 등 중국의 기술 발전을 막는 조처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또 두 정상이 양국의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3~9일에 중국을 방문하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몇주 안에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중국 언론들은 시 주석이 안정을 강조하면서도 대만 문제와 수출 통제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그가 충돌과 대결을 지양하고 “선을 넘지 않으면서 양국 관계의 전반적 안정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대만은 “넘지 말아야 할 첫번째 레드라인(금지선)”이라며,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개입에 반대한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은 또 “미국은 중국에 대해 끝없는 경제, 무역, 기술 억압 조처를 취했고 중국 기업 제재 목록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며, 이는 미국이 주장하는 디리스킹(위험 제거)이 아니라 위험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의 첨단 기술 발전을 억압하고 정당한 발전권을 박탈하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전했다고 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업체가 소유한 틱톡에 관한 우려도 전했다며 “이는 앱을 금지하려는 게 아니며, 매각을 통해 국가 안보와 미국인들의 데이터 보안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하원은 지난달 미국인 1억7천만명이 쓰는 틱톡을 중국 업체 바이트댄스가 비중국 업체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앱스토어 이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이 상원까지 거쳐 오면 서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번 전화 회담에 따라 발표된 새로운 합의 내용은 없다. 대신 양국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관계의 안정적 관리 의지를 재확인하고, 정상 간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약속을 이행한 것에 의미를 뒀다. 백악관은 이번 통화는 “두 강대국 정상들 간의 주기적 대화의 복원”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정상회담 직후 자신과 시 주석은 우려 사항이 생기면 “전화기를 들고 서로 연락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타이에서 만나 현안들을 논의했다.

두 정상이 전화기를 든 것은 갈등 요인들이 상존하는 가운데 각자의 정치적 필요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달 11일에는 미국-일본-필리핀이 처음으로 3자 정상회의를 개최해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을 논의한다. 다음달에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식이 열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중국을 계속 압박하면서도 갈등이 충돌로 번지는 것을 피하려고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으로서는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압박에 반발만 해서는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28일 미국 재계 대표단을 만나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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