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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챗GPT 달리

미용 기기 업체 에이피알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 투자자들이 고심에 빠졌다. 보유 주식에 대한 자발적 보호예수가 풀려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가능해졌지만, 상장 후 두 달이 지나는 동안 주가가 고점(46만7500원)의 반토막에 가까운 25만6500원으로 떨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들의 지분이 시장에 나오지 않고 대기 물량으로 남아있는 한, 오버행(출회할 수 있는 과잉 물량)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주가가 반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한벤처투자, 1개월 보호예수 주식 전량 매각... 미래, 하나는 고민 중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에이피알 주식 87만4272주(지분율 11.53%)에 대한 자발적 보호예수가 해제됐다. 기존 주주인 미래에셋벤처투자, 하나벤처스, 신한벤처투자 등이 보유한 물량이다.

이들 벤처캐피털(VC)은 에이피알 설립 초기부터 투자한 주요 주주들이다. 상장 당시 3개 기관의 지분율 합이 12%를 넘었다. 미래에셋벤처투자의 경우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총 8개 펀드를 통해 150억원을 투자했다. 주당 3만원에 30억원을, 주당 4만5000원에 100억원을 투자했으며 2022년 구주 20억원어치(주당 8만원)를 샀다. 상장 시점의 지분율이 4.5%에 달했다.

하나벤처스 역시 주당 3만~4만5000원에 총 160억원을 투자했으며 신한벤처투자(당시 네오플럭스)는 2017년부터 총 93억원을 투입했다. 신한벤처투자가 최초로 투자했을 당시 에이피알의 기업가치는 700억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IB 업계에 따르면 이들 3개 기관은 모두 동일한 비율로 보유 지분에 자발적 보호예수를 걸었다. 40%는 상장 직후 매각이 가능했으며, 남은 지분 중 30%는 상장 후 1개월간, 나머지 30%는 2개월간 팔지 않기로 약속했다.

3개 기관 모두 보호예수 미적용 물량 40%는 상장 직후 전량 매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단가가 40만원을 넘은 만큼, 초기 투자금 기준으로 10배 이상의 수익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보호예수 해제 물량에 대해서는 세 기관이 서로 엇갈린 판단을 내놓았다. 다른 두 기관은 1개월 보호예수 해제 주식을 거의 팔지 않은 채 타이밍을 보고 있는 반면, 신한벤처투자는 전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상장 주식의 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신한벤처투자는 나머지 보유 주식도 2개월 보호예수가 풀리는 대로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장 주식은 계속 보유하고 있으면 어차피 매달 결산할 때마다 주가 하락분을 회계상에 반영해야 한다”며 “(신한벤처투자는) 리스크를 안고 가느니 차라리 빨리 털어버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옵션 쥔 증권사들도 예의주시
1개월 보호예수 물량 대부분이 잠재적 매물로 남아있을 뿐 아니라 2개월 보호예수가 걸린 지분도 이달 말 출회가 가능해지는 만큼, 앞으로 에이피알의 주가 향방은 VC들의 결정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와 하나벤처스 모두 엑시트 시점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에이피알의 주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업계 관계자는 “현재 주가가 고점 대비 너무 많이 하락했는데, 펀더멘털(기초체력)도 좋고 국내외 기업설명회(IR)에서 투자자들의 반응도 괜찮아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며 “25만~27만원선에서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제 막 오버행이 시작된 만큼 당분간 주가가 지금처럼 저점에서 횡보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상장 후 6개월 뒤인 8월 말에는 하나증권, IMM인베스트먼트, 레이크우드파트너스, NH투자증권, 수인베스트먼트캐피탈, SJ파트너스, IBK기업은행 등이 보유한 지분 4.8%도 시장에 나올 수 있게 된다. 김병훈 대표와 신재하 부사장의 보유 지분 1.6%도 같은 날 보호예수가 해제되지만, 현실적으로 이들이 매각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DB금융투자와 케이프투자증권 역시 에이피알의 8월 말 주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20년 3월 에이피알에 주식담보대출을 해주면서 김병훈 대표와 신재하 부대표의 보유 주식 12만830주를 공모가의 70% 가격(17만5000원)에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 등 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을 받았다. 대출금 상환은 이미 완료된 상태이나 콜옵션은 살아 있다.

에이피알이 상장 후 최고가인 46만7500원을 회복한다면 이들 두 증권사의 수익은 353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현 주가 기준 기대수익은 91억원에 불과하다. 최악의 경우 주가가 17만5000원 밑으로 내려온다면, 이들은 한 푼도 못 건지게 된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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