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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유튜버가 각 정당 지지자인 데다
뉴스를 유튜브로 소비하는 유권자도 많아
지난 1월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입원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서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마친 뒤 언론사 기자 및 유튜버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4·10 총선을 향해 달려온 지난 90여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는 현장에는 언제나 셀카봉을 든 정치 유튜버들이 나타났습니다. 양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당대표의 현장 일정을 중계하는 유튜브 방송은, 기성 매체라면 시간상의 이유 등으로 편집했을 장면들까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력 있는 ‘1인 미디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야 모두 당 관계자 및 의원들은 이따금 통제가 불가능한 유튜버들 때문에 난처함을 호소할 때가 적지 않습니다.

지난 1월10일, 지역 당원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을 찾은 한 위원장과 자갈치 시장에서 저녁 식사를 했던 한 의원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이날 한 위원장을 지지하는 정치 유튜버들은 시장 내 한 식당에서 당 의원들과 한 위원장이 저녁을 먹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는데, 이 의원은 자신이 ‘회 먹방’의 원치 않는 주인공(?)이 된 것에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무슨 원숭이도 아니고 ‘○○○ 의원이 방금 광어회 한 점을 젓가락으로 집었습니다’ 이러면서 밥 먹는 것까지 다 중계를 하느냐. 진짜 별 걸 다 한다…”며 어이 없어 했습니다.

이날 만찬 장소와 시각은 기자들에게도 공지되지 않은 일정이었습니다. 정치인들은 어딜 가나 기념사진 촬영이 기본이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걸 즐기는 ‘카메라 체질’인 경우가 많지만, 공식적인 일정이 끝난 뒤 긴장을 내려놓은 자리에서 유튜버에게 촬영을 ‘당하는’ 상황까지 즐기긴 어려웠던 것입니다.

지난 1월10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의원들의 부산 자갈치시장 만찬을 중계한 유튜버의 영상. 유튜브 ‘종이의티브이(TV)’ 갈무리

지난 3월1일 한 위원장과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주 의원의 회동에선 ‘유튜버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이날 두 사람의 만찬 장소는 서울 종로구의 한 한정식집이었는데, 당시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만찬 종료 예정 시간인) 저녁 8시까지 식당 위치가 어디인지 보도하지 말아달라”며 신신당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한 위원장이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4선의 국회부의장인 김 의원의 입당을 설득하는 중요한 자리였던 만큼, 당 입장에선 자칫 식당 위치가 알려져 유튜버들이 ‘생중계’에 나섰을 때 김 의원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의 경우 지난 1월2일 부산 가덕도에서 이 대표가 피습을 당했던 당시 유튜버들이 사건이 벌어진 순간을 포착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저녁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서 한 브리핑에도 언론사 소속 기자들은 물론, 10여명의 유튜버들이 질의응답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유튜버로 추정되는 이들은 “이국종 교수님이 (이 대표 수술을) 집도하셨다는데 그게 맞나요?”, “서울대병원에는 헬기장이 없나요?” 등의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들의 질문에 “여러분이 한꺼번에 물어서 제가 질문을 알아듣지 못하겠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각 당의 지지자이기도 한 유튜버들 때문에 ‘속앓이’를 할지언정 박절하게 대하지는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정치 뉴스를 소비하는 유권자들이 워낙 늘어난 데다, 이들 역시 당 지지자이기 때문입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현장을 찾아오는 유튜버들이) 당원이고 지지자이다 보니 별도의 통제를 하진 않지만, 지원을 하지도 않는다. 대응 매뉴얼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엔 양당 대표의 현장 일정에 수십명의 유튜버들이 몰려 생기는 혼잡을 우려해 정치 유튜버들 간 풀단(pool group)을 꾸려 운영한다는 얘기도 전해집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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