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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막말' 논란이 선거판을 강타하고 있다.

중심에 선 이는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다. 그가 과거 유튜브에서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에 대해 “이화여대 학생을 미군 장교한테 성상납시켰다”고 말한 게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22대 총선 경기 수원정 지역구에 출마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월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삼성1차아파트 장터에서 한 주민과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신대 교수인 김 후보는 2022년 8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 출연해 “전쟁에 임해 나라에 보답한다며 종군 위안부를 보내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 사람이 김활란”이라며 “미군정 시기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상납시키고 그랬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화여대는 2일 입장문을 내고 “검증되지 않은 자료와 억측으로 본교와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라며 “김 후보가 즉각 사과하고 후보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전 서구 지원유세에서 "말도 안 되는쓰레기같은 말을 쏟아내는 김준혁 후보 아시나"라며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에서 이대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정치인에게 묻고 싶다. 그거(김 후보의 발언) 괜찮나. 특히 서영교 의원, 이대 총학생회장이란 거 앞세우면서 정치하지 않았나. 본인 모교가 말도 안 되는 모욕을 받고 있는데 왜 가만히 있나"라고 비판했다.

녹색정의당도 “굳이 자극적으로 대표적인 여자대학을 언급한 점, 주장과 관계없이 일본군 위안부나 여성 신체를 언급한 것은 성적 대상화의 전형적 사례”라고 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물러서지 않았다. 김 후보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5~6년 전 유튜브 발언을 앞뒤 다 자르고 성(性)과 관련된 자극적인 부분만 편집해 저와 민주당 전체를 매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활란 총장에 대해서는 “‘낙랑클럽(낙랑구락부)’이라는 고급 사교모임을 운영하며 (미군 등에) 성접대를 주도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 막말 논란에 대해 대응하지 않고 있다

역사학자인 김 후보의 막말 논란은 이뿐이 아니다. 그는 2019년 2월 '김용민 TV'에서 “박정희라고 하는 사람도 일제강점기에 정신대, 종군 위안부들 상대로 섹스를 했었을 테고”라고 했고, 2017년 9월에는 유튜브에서 “고종이 그렇게 여자를 밝혔다. 밤마다 파티를 했다”고 말한 뒤, “섹스 파티?(진행자)”라는 질문에 “그런 걸 했지. 그래서 고종이 나라를 망친 거야”라고 답했다. 수원 화성 천도를 설명하면서는 ‘(여성의) 젖가슴 자리’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1월에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전쟁을 선택한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은밀한 합의로 국지전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7년 10월에는 “6·25 전쟁 때 미국이 참전해서 우리나라를 구해줬다는 생각하고, 임진왜란 때 명나라 군대가 참전해서 조선을 구해줬다는 당시 서인들 생각하고 똑같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8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김준혁(경기 수원정) 후보. 사진 유튜브 캡처


이번 총선에선 유독 막말 논란이 컸다.

서울 강북을에 출마했던 정봉주 전 의원은 2017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정봉주 TV')에서 “DMZ(비무장지대)에서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해 결국 공천이 취소됐다. 양문석(경기 안산갑) 민주당 후보는 지난해 3월 유튜브 채널 '김성수TV 성수대로'에서 “배신한 XX들은 끝까지 배신한다. 수박들이 그랬다”고 했다가 당원자격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2007~2008년 언론 기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불량품’, ‘매국노’ 등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박경민 기자
여당도 설화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던 장예찬(부산 수영) 후보는 2014년 ‘난교를 즐겨도 직무에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프로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 등의 글을 게시한 것이, 도태우(대구 중남) 후보는 2019년 유튜브 방송에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해 공천이 취소됐다. 이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무소속 출마했다.

도태우 무소속 후보. 중앙포토

이에 대해 김성수 한양대 교수는 “막말해서 논란이 돼도 '억울하다'고 하면 편들어주는 지지층에 기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설화’는 오만함으로 비치기 때문에 선거에서 마이너스 효과로 직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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