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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 현장 옆에서 ‘1인 시위’하자
원 후보 지지자들 “옮겨라” 항의
경찰 ‘시위 정당’ 판단에도 위협
2일 오전 인천 계양구 임학역 원희룡 후보 유세 현장에서 전세사기 피해자인 강민석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대책위원회 대표가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강민석 대표 제공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4·10 총선을 앞두고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 유세 현장 옆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처리 촉구 1인 시위’에 나서자 원 후보 지지자들이 폭언·욕설을 하며 충돌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피해자들은 지난해 전국에서 일어난 전세사기에 대해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던 원 후보가 책임이 있다며 항의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지지자들은 “선거 방해 행위”라며 강하게 맞받고 있다.

2일 오전 인천 계양구 임학역에는 두 사람이 나란히 손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한 쪽에는 이 지역구 국회의원에 출마한 원 후보가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었다. 1m 가량 옆에는 강민석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대표가 전세사기 피해자를 상징하는 영정사진을 들고 섰다.

두 사람의 ‘동행’은 오래가지 않았다. 강 대표와 피해자들은 경찰에 신고당했고 “자리를 옮겨서 하라”는 말을 들었다.

안상미 전세사기 피해자 전국대책위 위원장은 “1인 시위를 하려고 옆에 서자 원 후보가 선거 유세원들에게 ‘전세사기는 문재인 정부 탓이라 쓴 종이를 옆에서 들어라’라고 지시했다”며 “신고를 받고 온 경찰이 1인 시위는 방해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도 지지자들이 저희에게 계속 ‘자리를 옮겨라’고 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도 “(원 후보 측) 선거운동원이 큰 피켓으로 저를 가렸다”며 “원 후보 후원회장인 (전 축구선수) 이천수씨가 선거운동원들에게 ‘유세 방해이니 112에 신고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양측의 충돌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었다고 한다. 전날에는 안 위원장이 원 후보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하자 원 후보 지지자들이 위협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지자들은 안 위원장을 둘러쌌고 안 위원장은 휴대전화로 촬영을 하려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한 지지자는 안씨를 향해 “개딸(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이냐”며 욕설을 하고 발로 차는 시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지자가 안 위원장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바닥에 던지고나서야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안 위원장은 “전세사기 피해자를 향한 ‘묻지마 공격’은 항상 있는 일”이라며 “‘이재명(민주당 대표)에게 돈 받고 일하냐’는 식의 막말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전세사기 피해자인 강민석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대책위원회 대표가 원희룡 후보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강민석 대표 제공


원 후보 지지자들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1인 시위에 대해 “명백히 선거운동 방해행위”라고 반박했다. 다만 충돌 과정에서 빚어진 상황들에 대해 원 후보 측 관계자는 “강성 지지자들 일부가 캠프 소속 선거사무원은 아니다. 후보와는 상관없다”고 밝혔다.

경찰 입장에서도 ‘1인 시위’와 ‘선거운동’ 모두 합법이라서 제재를 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이 충돌해서 범법 상황이 발생하면 법적인 제재를 할 수 있겠지만 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충돌에도 불구하고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1인 시위를 계속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원 후보는 ‘혈세 프레임’으로 전세사기 논의를 저지한 장본인”이라며 “원 후보가 전세사기 피해의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이를 알리기 위해 계속 시위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피해자들은 국회에 계류돼 있는 ‘선구제 후 회수’가 핵심인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강 대표는 “원 후보는 장관 시절 전세사기 피해자들 마음에 못을 박는 말씀들을 해왔다”며 “그런 원 후보가 민생을 말하며 출마하는 걸 반대하는 것이지 특정 당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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