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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SNS서 주택 직거래 사례 급증
2%대 부동산 수수료 절약 가능
빠른 매매 위해 직접 나서는 경우도
“부동산 중개업 최적화·조정 불가피”

‘베이징 펑타이구 주택 직접 팝니다. 중개 수수료 없음.’ 지난달 25일, 한 네티즌이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에 올린 글의 제목이다. 그는 지하철 10호선 신펑타이역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집이라며 주변 환경과 집의 상태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진심을 다해 매매할 것이며, 가격은 조정할 수 있고 중개 수수료도 없다. 만약 직접 거래가 불안하다면 함께 믿을만한 저렴한 중개인을 찾아보면 되니 메시지 달라”라고 했다.

중국에서 부동산을 통하지 않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직접 집을 사고파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개 수수료 부담을 피하는 동시에, 경기 침체로 매물이 쌓여가는 시장에서 하루라도 빨리 집을 팔기 위해 집주인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시대 흐름에 따라 호황을 누리던 중국 부동산 중개업도 내리막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에서 직접 집을 팔고 있는 집주인들./샤오훙수 캡처

2일 중국 경제일보는 “올해 초부터 ‘집을 직접 파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주제가 인기 검색어에 올랐고, 각종 SNS에 이같은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샤오홍수에서는 현재 ‘중개비 없음(無仲介費)’과 ‘주택 매매(賣房)’ 해시태그가 각각 3억4000만회, 3억30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집주인 직접 판매(房东自賣)’ 해시태그 역시 조회수가 82만9000회에 달한다.

이같은 현상에 힘입어 부동산 직접 거래 플랫폼도 생겨나고 있다. 베이징 다싱구 인민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중고주택 정보 공개 플랫폼’을 운영하며 구민들이 부동산을 직접 사고팔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판서우허우’, ‘바제중고주택’ 등 부동산 전문 변호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중개 수수료는 0원인 민간 부동산 정보·거래 플랫폼도 있다.

중국인들이 부동산 직접 거래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중개 수수료를 아끼기 위함이다. 중국은 지역과 주택 가격, 중개 업체 등에 따라 모두 수수료율이 제각각인데, 대도시로 갈수록 수수료율이 높다. 베이징은 1~2.5% 수준이다. 베이징 최대 부동산 체인 기업인 롄자는 지난해 9월 중개 수수료율을 주택 가격의 2.7%에서 2%로 낮추되, 기존 주택 매수자 전액 부담 구조에서 매도·매수자 반반씩 부담하는 구조로 바꿨다.

이에 따라 500만위안(약 9억3000만원)짜리 베이징 집을 롄자를 통해 거래한다면 중개 수수료는 10만위안(약 1900만원)이 된다. 원래대로라면 매수자는 13만5000위안의 수수료를 전액 부담해야 했지만, 지금은 5만위안만 내면 된다. 대신 매도자는 기존에 없던 5만위안의 새로운 부담이 생겼다. 집주인들이 적극적으로 직접 판매에 나서는 이유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매물이 쌓여가고 있다는 점도 집주인들에게 조급함을 더하고 있다. 중국기업자본연맹의 바이원시 부이사장은 “중고 주택 매물이 늘어나면서 매매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고, 집주인은 주택을 최대한 빨리 판매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월 중국 1선도시(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의 중고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6.3% 하락했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가 공개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거래가 멈춰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 외에도 중국 당국이 주택 거래 절차를 지속적으로 간소화하고 있다는 점도 직접 매매가 늘어나는 요인이다.

부동산 시장 성장과 함께 호황을 누리던 중개 업계는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중국 전역에는 121만4000개의 부동산 중개업체가 있다. 광명일보는 “집주인이 직접 정보를 올리고 거래하는 ‘탈중개화’는 부동산 중개 산업의 최적화 및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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