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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전반서 AI 사용 확산
전기차 만큼 전력 먹는 AI
“단기 급등 후 조정 주의”

지난달 국내 증시의 숨은 주인공은 전력 인프라 관련주였다. 시장 관심사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정치 테마 등에 집중되는 동안 전력 인프라주는 소리소문없이 뜨거운 주가 상승률을 과시했다. 산업 전반에 걸쳐 AI의 쓰임새가 급증하면서 자연스레 이를 감당할 전력 설비 증설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는 시민 뒤로 송전탑이 보인다. / 뉴스1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수익률 1위는 일진전기로 나타났다. 지난 2월을 1만450원에 마친 일진전기 주가는 3월 말 2만150원으로 급등하며 92.8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진전기는 전력선·변압기·중전기 등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의 수주잔고는 작년 말 기준 12억9777달러(약 1조7565억원)다. 1년 새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로, 현재 일감이 넘쳐흐른다는 의미다. 특히 전력선 수주잔고의 71%, 변압기 수주잔고의 84%를 해외에서 따왔다.

기존 전력 인프라를 보강하거나 새로 구축하려는 수요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교체·보강 수요는 전력망이 낡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고, 신규 구축 수요는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함께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AI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데이터센터를 추가 건립하려는 기업도 늘었다.

이런 분위기이다 보니 다른 주요 전력 설비 관련주도 지난달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75.17%의 수익률을 기록한 삼화전기가 일진전기와 에이프로젠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고, LS ELECTRIC(7위·52.57%)과 효성중공업(9위·47.61%)도 수익률 상위권에 포함됐다. HD현대일렉트릭(12위·44.21%)도 뜨거운 3월을 즐겼다.

지난달 코스닥 시장의 수익률 1위 역시 전력 인프라 관련주인 제룡전기였다. 중저압 변압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이 회사 주가는 2월 말 2만950원에서 3월 말 4만3700원으로 108.59% 치솟았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제룡전기에 대해 “글로벌 전력기기 공급 부족 장기화로 판매단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일진전기가 개발한 500kV급 초고압 변압기. / 일진전기

시장 전문가들은 전력 인프라 관련주가 중장기 상승 흐름을 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오는 2030년 글로벌 AI 시장이 2023년 대비 10배 커질 정도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돼서다. AI는 전기차 못지않게 전력을 많이 잡아먹는 분야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8월 트위터에 “AI와 전기차 때문에 미국은 2년 안에 전력과 변압기 부족 현상에 빠질 것”이라고 적은 바 있다.

AI의 발전과 연계해 성장하는 데이터센터 시장은 국내외 전력 인프라 업체에 큰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과거 배전 전력기기를 주로 납품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고압 전력기기 주문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LS일렉트릭도 “KT·카카오 등 국내 데이터센터 건설이 증가하면서 관련 수주가 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주식 투자 관점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 장세가 반복해서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일진전기 주가는 지난달 90% 넘게 오른 뒤 4월 들어서는 4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룡전기도 3월 25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한 뒤 이달 2일에는 약세 전환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기대감이 선반영돼 오른 주가는 단기간에 차익 실현과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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