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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으로 도입했지만”…결제 0건
가격 변동성·송금 시간 지체에 ‘불편’
건당 8.5만원 수수료…배보다 배꼽이 더 큰 수준

“비트코인 결제요? 묻는 사람은 있었지만, 실제 결제한 사람은 없어요”.

1일 오후 12시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역 지하상가에서 사람들이 쇼핑하고 있다. /조연우 기자

2일 조선비즈가 국내서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는다는 식당·약국·옷 가게 등 약 20곳에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하냐”고 문의해 본 결과, 당황하는 반응과 함께 지불 수단으로 받지 않는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비트코인 결제를 받는 서울 동대문구 한 약국에서는 “비트코인으로 결제하겠다는 사람을 2년 만에 처음 본다”며 “이전에 비트코인으로 결제한 손님이 있었는데, 가치가 떨어져 원래 받아야 할 돈보다 적게 받은 뒤로 현금이나 계좌이체만 받는다”고 했다.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2019년에 도입했다는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역 한 옷 가게는 “애플리케이션과 QR 코드로 비트코인 이체를 받을 수 있지만, 결제하려는 손님이 없을뿐더러 송금하는데 10~20분이나 걸려 앞으로도 상용화되기엔 어려워 보인다”며 “호기심에 도입하긴 했지만 무용지물이다”고 말했다. 서울 안암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업주도 “가게 홍보용으로 비트코인 가맹점으로 등록하면서 한때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지만,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로 매출을 늘리는 건 불가하다”며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주변 사람도 대다수 매출 확대가 목적이 아니다”고 말했다.

세계 비트코인 결제 지원 가맹점 수를 제공하는 비트코인 맵 데이터는 이날 기준 전체 약 6000곳에서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집계했다. 국내에도 약 300개로 파악됐다.

그러나 국내서 비트코인이 일상 생활에서 화폐처럼 사용된다는 사례는 거의 없다. 국내서 비트코인 결제를 받는다는 상점들은 대부분이 홍보용이나 호기심으로 가입했다고 했다. 오히려 비트코인은 범죄 자금 은닉이나, 세탁을 위해 활용되는 사례가 더 많은 상태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출금 네트워크. 수수료는 0.0009BTC, 최소 출금 수량은 0.001 BTC로 안내하고 있다. /업비트 캡처

특히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하는 입출금 과정에서는 수수료가 발생한다. 현재 사실상 무료인 일반 은행 입출금 수수료와 달리, 거래소별로 7만5000~8만5000원을 부과한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을 외부 지갑으로 전송할 때 출금 수수료를 0.0009BTX(비트코인)를 내야 하는데, 약 8만5640원 상당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직장인 A씨는 “10만원어치 식사를 하고 8만5000원 수수료를 내고 싶은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거다”며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다”고 했다.

이체 과정이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는 점도 결격 사유 중 하나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이중 지불을 방지하기 위해 거래를 검증하고 확정하는데 대략 10~60분이 걸린다. 네트워크가 붐벼 지연이 생기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출금 수량은 최소 0.001로 9만5000원 이상의 물건을 구매할 때만 사용할 수 있어 소액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기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 밖에 수시로 변하는 시세도 문제다. 가격 등락 폭이 커 화폐의 대체재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가상자산 전문가는 “가격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아서 안정적으로 생태계 내에서 사용되는 코인이 많지 않다”며 “은행처럼 저장 매개로는 사용되고 있지만, 결제 대행으로 사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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