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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야기] ‘신생아 특별·우선공급’ 영향은
경기도의 한 아파트 본보기집에서 내방각들이 조형물을 관람하고 있다. 롯데건설 제공

지난달 25일부터 공공분양과 민간 아파트 공급 때 출산 가구를 우대하는 ‘신생아 특별·우선 공급’이 시행에 들어갔다. 또 부부간에도 같은 아파트 중복 청약이 쉽도록 하는 등 미혼·독신가구보다 혼인 가구에게 유리한 쪽으로 청약 제도가 대폭 손질됐다. 혼인과 아이 낳기를 적극 장려해 우리 사회 최대 현안인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한 청약 제도 개선안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대대적인 청약 제도 변화로 인해 혼인 및 출산 가구의 신규 아파트 당첨 가능성이 종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출산 가구 가운데서도 소득이 적은 가구라면 한층 더 유리해질 전망이다. 이와 반대로 신혼부부와 생애 최초 특공 대상자는 그간 배정됐던 물량이 줄어들면서, 이번 제도 변화의 최대 ‘희생양’이 된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출산 가구 뿐만 아니라 청년·신혼부부 등 ‘2030세대’라면 이번 제도 변화를 잘 파악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 물량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청년·신혼부부’에서 ‘출산 가구’로 우선 배려 계층만 바꾸는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는 평가도 있다.

신생아 특공 등장에 ‘신혼부부·생애 최초’ 타격

이번 제도 변화 가운데 신생아 특별·우선 공급 신설은 청약 시장 판도를 크게 뒤흔들 전망이다. 먼저 신생아 특별공급은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 2년 이내 출산한 자녀가 있는 가구에게 공공분양(뉴홈) 공급주택의 20~35%를 배정하는 게 뼈대다. 유형별로는 나눔형 35%, 선택형 30%, 일반형 20% 등 높은 비중의 물량이 신생아 특공으로 배정된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 수요층은 혼인한 지 7년 이내인 신혼부부다. 신혼 특공은 신생아 특공 등장에 따라 나눔형 40%→15%, 선택형 25%→10%, 일반형 20→10% 등으로 배정 물량이 10~25%포인트 상당폭 감소했다. 또 생애 최초 특공도 나눔형(25%→15%), 선택형(20%→10%), 일반형(20%→15%) 등에서 배정 물량이 5~10%포인트 줄어들었다.

민간분양의 신생아 우선 공급은 생애 최초와 신혼부부 특공에서 각각 20% 물량을 출산 가구에 우선 공급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생애 최초·신혼부부 특공 물량은 그대로 둔 채 20%의 물량을 2살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에 선배정하는 것이다.

이번에 바뀐 청약 제도 가운데는 과거 결혼 사실이 ‘패널티’로 작용하던 상황을 ‘메리트’로 바꾸는 내용도 대거 포함됐다. 먼저 배우자가 혼인신고 전에 청약 당첨과 주택을 소유한 이력이 있을 때 종전에는 생애 최초·신혼부부 특공에 신청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 청약 대상자 본인은 배우자의 혼인 전 이력에 관계없이 신생아 특공까지 포함해 주택 청약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지금까지는 부부가 동일 단지(당첨일이 같은 단지 포함) 특공이나 규제지역 일반 공급에 함께 청약해 동시에 당첨되면 모두 부적격으로 처리 됐지만 앞으로는 중복 당첨이 됐더라도 시간 순으로 먼저 신청한 사람의 당첨은 유효한 것으로 인정된다.


배우자 간 청약통장 가입 기간 합산도 새로 도입된다. 민영주택 청약 가점제 적용 때 배우자의 청약 통장 가입 기간의 절반, 최대 3점까지 합산이 인정된다. 예를 들어 본인이 5년, 배우자가 5년씩 각각 청약통장을 보유했을 경우 지금까지는 청약자 본인의 가점 7점이 적용됐으나 앞으로는 배우자 보유 기간의 절반이 더해져, 모두 10점을 인정받게 된다.

그 밖에도 민영주택과 공공주택의 다자녀 특별공급 기준이었던 3자녀 이상이 2자녀 이상으로 바뀐다. 또 공공주택 특공의 맞벌이 부부 연소득 제한 기준은 1억2천만원에서 1억6억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효과?

신생아 특별공급에 해당하는 출산 가구라면 희망하는 지역에서 공급되는 공공분양(뉴홈) 아파트를 적극 공략해볼 만하다. 특히 같은 출산 가구라도 가구 소득이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맞벌이 120%) 이하라면 신생아 특공 대상주택의 70%를 우선 배정받기 때문에 절대 유리하다. 다음으로 소득의 140%(맞벌이 150%) 이하 수요자가 20% 물량을 배정받고, 마지막으로 10% 물량을 놓고 소득의 140%(맞벌이 200%) 이하인 가구가 추첨으로 경쟁하게 된다. 월평균 소득의 100%는 현재 3인 이하 가구가 650만9452원, 4인 가구 762만2056원 등이다.

특공 신청 수요자는 보유한 자동차, 부동산(보증금 포함), 예금, 유가증권 등을 합친 자산 요건에도 유의해야 한다. 뉴홈의 신혼부부·생애 최초·신생아 특공 신청자는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 소득 3분위 순자산 평균값의 105% 이하인 순자산 요건을 갖춰야 한다. 다만, 2023년 3월28일 이후 출생한 자녀가 있는 때는 115%(자녀 2인은 125%) 기준이 적용된다. 현재는 105%가 3억7900만원, 125%가 4억5400만원 수준이다.

출산 가구로서 내 집 마련에 도전하려는 수요자는 분양자금 조달 계획도 사전에 잘 짜야 한다. 신생아 특별·우선공급에 당첨된 수요자는 입주 시점에 ‘신생아 특례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부부합산 연소득 1억3천만원 이하인 가구에 최대 5억원까지 연 1.6~3.3% 이자율로 지원된다. 가능하면 입주 시점까지는 이 특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소득요건 자격을 유지하는 게 유리하고, 대출을 받았을 때 이자상환 부담까지 고려한 적정 분양가의 주택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동산 업계에선 올해 서울과 3기 새도시 등 인기지역에서는 뉴홈과 공공주택 절대 공급물량이 적은 탓에 신생아 특공의 경쟁률도 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는 신생아 특별·우선 공급 도입에 따라 공공분양 연 3만가구, 민간분양 연 1만가구, 공공임대 연 3만가구 등 연 7만가구 가량이 출산 가구에 공급될 것으로 추정했지만, 이는 인허가 물량 기준이어서 실제 입주자를 모집하는 물량과는 차이가 크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신생아 특공 도입으로 아이를 갓 낳은 부부에게 좀더 유리해지기는 하겠지만, 2030세대를 위한 주택 공급 물량 ‘파이’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효과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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