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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불장에 실적 좋지만 자회사는 부진
명품시계 거래 플랫폼 바이버, 63억원 적자
가상자산·STO 관련 신사업 발굴 모색할 수도

두나무가 운영하는 명품시계 거래 플랫폼 자회사인 바이버. /바이버 홈페이지 캡처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두나무가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해 순이익은 크게 증가했지만,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설립한 여러 자회사는 대부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전년 대비 515.4% 급증한 805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7% 감소한 1조153억원, 영업이익은 20.9% 줄어든 640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에도 순이익이 5배 넘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코인 가격 상승으로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 2022년 말 가격은 22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5700만원으로 상승했다. 두나무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값어치는 같은 기간 2582억원에서 9133억원으로 253.7% 급증했다.

문제는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해 운영 중인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됐다는 점이다. 두나무는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에 대비해 최근 몇 년간 여러 회사를 인수하거나 설립했는데, 지금껏 제대로 실적을 내면서 자리를 잡은 곳을 찾기 어렵다.

두나무는 지난해 기준으로 총 14곳의 자회사를 운영했다고 공시했다. 이 가운데 두나무앤파트너스, 퓨쳐위즈, 드림트리혁신성장제1호사모투자 등 3곳을 제외한 회사가 모두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했다.

자회사 중 가장 많은 적자를 기록한 곳은 바이버로 지난해 69억원의 손실을 냈다. 바이버는 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30억원 넘게 증가했다. 바이버는 명품시계 전문 거래 플랫폼으로 두나무의 본업인 가상자산 거래와 거리가 먼 전통 유통업에 속한다. 두나무는 지난해 문제연 전 컬리 전략총괄(CSO)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경영진 교체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섰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업체인 람다256과 비상장 기업의 주주 관리 서비스업체 코드박스도 각각 63억원, 23억원의 손실을 냈다. 캡스톤일반부동산사모투자회사3, 4호와 코람코더원강남1호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등 최근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설립한 투자회사들도 모두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순이익을 낸 자회사 가운데 퓨쳐위즈는 두나무의 가상자산,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의 시스템 구축과 유지 관리를 하는 업체다. 드림트리혁신성장제1호사모투자는 부동산 투자 등을 위해 인수한 펀드다. 사실상 모회사에 전적으로 의존하거나 부동산 투자와 관련한 자회사라 두나무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만한 사업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두나무는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에 대비해 최근 몇 년 간 다양한 분야에서 신사업 발굴을 시도해 왔다. 사진은 지난 2021년 하이브와 합작으로 NFT 사업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발표 중인 송치형 두나무 의장(오른쪽)과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뉴스1

두나무는 최근 성장 가능성이 희박한 곳을 매각하며 자회사 재편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연예기획사인 르(rrr)를 매각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모터스포츠 운영사인 오토매닉스의 지분도 모두 팔았다. 바이버의 경우 유상증가 등을 통해 지금껏 160억원 넘는 투자를 진행했지만, 최근 지속된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명품시계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정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두나무가 일부 자회사를 정리한 후 가상자산이나 금융 관련 업종에서 신규 수익원을 찾는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올해 국내에서 곧 거래가 시작되는 토큰증권(STO) 시장의 경우 성장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 두나무 역시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금융 시장에서는 두나무가 STO 사업 진출을 위해 증권사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코인 시장은 경기 변동이 빠르고, 거래량에 영향을 미칠 만한 변수도 많다”면서 “두나무와 빗썸 등 대형 거래소는 이에 대비한 새 먹거리를 시급히 찾아야 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통과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이미 한계를 확인한 이상 두나무가 본업과 연관이 있는 쪽에서 다시 신사업을 구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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