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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 "벚꽃 축제에 벚꽃이 없다" 아쉬움
사흘간 방문객 20만 명만 벚꽃 축제 찾아
지난해 상춘객 210만 명에 한참 못 미쳐
"사실상 축제 거의 끝나" 자영업자들 한숨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 여의도 봄꽃축제 현장. 채민석 기자

[서울경제]

“확실히 지난해와 비교하면 인파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가끔은 손님이 없어 한가할 때도 있을 정도입니다”

지난달 31일 오후 4시. 서울 대표적 벚꽃 축제가 열리는 영등포구 여의나루역 인근 여의도 공원은 ‘여의도 봄꽃 축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꽃 한 송이 없이 앙상한 모습을 하고 있는 나무들로 가득했다. 다른 나무보다 꽃망울을 일찍 터뜨린 나무 한 두그루 앞에만 상춘객들이 몰려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일부 방문객들은 “꽃 축제에 꽃이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날 13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첫 축제였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이동에 제약 없이 공원을 돌아다니던 시민들은 돗자리를 대여한 뒤 여유롭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배달 지역에 진입하는 라이더들도 무리 없이 고객에게 음식을 건네고 있었고, 일부 푸드트럭 앞은 한산하기까지 했다.

2년 연속 축제를 방문했다는 시민 전 모(32) 씨는 “지난해에는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구매하려면 30분 이상 대기했어야 했는데 오늘은 바로 닭꼬치를 사 먹을 수 있었다”라며 “지난해에는 10m를 이동하더라도 사람들에게 치였었는데, 오늘은 사람이 평소보다 많긴 했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여의도 봄꽃축제 현장을 찾은 상춘객들 . 채민석 기자


‘벚꽃 대목’을 노리던 자영업자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여의도에서 한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60대 김 모 씨는 “올해 안 그래도 꽃샘 추위 등으로 나들이객 수가 줄어서 ‘벚꽃 축제까지만 버티자’는 마음으로 행사를 기다렸는데,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31일 축제 현장에서 만난 푸드트럭 운영자 A 씨는 “오늘은 그나마 손님이 조금 있었는데, 앞선 이틀은 죽을 맛이었다”라며 “사실상 축제가 끝났기 때문에 축제 특수는 기대하고 있지 않고, 본격적으로 개화가 시작되면 손님들이 뒤늦게라도 찾아오지 않을까 희망을 걸고 있다”고 털어놨다.

1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여의도 봄꽃축제가 시작된 지난달 29일 축제를 방문한 상춘객은 2만8282명에 불과했다. 토요일인 30일에도 서울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500㎍을 넘어가는 등 몽골발 황사의 영향으로 5만4180명만 축제를 찾았다. 일요일인 31일 들어서야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13만4280명이 방문했지만, 사흘 간 총 방문객은 20만 명을 겨우 넘기는 수준에 그쳤다.

여의도 봄꽃축제는 4월 2일까지 진행되지만, ‘대목’인 주말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난해 대비 방문객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축제 시작일보다 일주일 가량 이른 시점인 3월 말부터 벚꽃이 개화해 방문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에도 일 평균 방문객 수는 50만 명, 총 상춘객 수는 210만여 명이었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방문객이 10분이 1가량 줄어든 것이다.

여의도 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을 즐기고 있는 모습. 채민석 기자


올해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 개화일은 3월 31일로, 지난해 3월 26일보다 5일 늦은 수준이다. 당초 영등포구는 이상고온 등으로 개화 시기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축제일을 당겼지만, 강수일수가 많고 온도도 내려가는 바람에 예측이 빗나갔다. 다만 이번 주부터는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아침 최저기온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벚꽃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전망이다. 영등포구청 측은 공식 축제 기간이 끝난 뒤에도 윤중로 교통을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영등포구는 이날 여의도 벚꽃길을 수놓고 있는 왕벚나무를 서울 식물원에서 식재하고 관리하는 우리나라 고유종인 제주왕벚나무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여의도 벚꽃길 왕벚나무는 창경궁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여의도로 일부 옮겨졌으며, 일본 왕벚나무 교잡종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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