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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 조기총선 거부 “하마스만 좋아”
국민 4% 징집에도 총리 장남 입대외면도 논란
지난 31일(현지시각)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의회 크네세트 밖에서 시민들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석방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 시민 10만여명(주최 쪽 추산)이 6개월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가자 전쟁 종식과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의 즉각 퇴진을 위한 조기 총선을 촉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승리를 앞둔 시기에 선거를 치르면 국가가 마비될 것”이라며 시위대 요구를 거부했다.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31일(현지시각) 예루살렘의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밖 거리를 가득 메운 인파가 네타냐후 정부의 퇴진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고 전했다. 시위대 쪽은 이날 참여 인원이 10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했으며, 나흘간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정부는 지금 당장 인질 협상에 나서라”, “네타냐후를 교체하고 인질들을 구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횃불을 들었다. 시위에 참석한 시민 리 로프만 아지브는 에이피(AP) 통신에 “억류 상태에 있는 또 다른 인질이 또 숨지면 정부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은 “(전쟁 이전) 그토록 성공적이었던 이스라엘이 한 사람(네타냐후 총리)과 부하들에 의해 이런 길을 걷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분노했다. 밤이 깊어지면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는 일도 있었다. 이스라엘 경찰은 “시위가 대체로 평화로웠지만 수 명의 시위대가 모닥불을 피우거나 고속도로 진출입로를 막은 채 경찰과 대치하면서 공공질서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은 물대포를 사용해 일부 시위대를 고속도로에서 해산시키고, 1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전쟁이 장기화하고 네타냐후 정부에 대한 분노가 커지면서 시위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시민들은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이스라엘에서 2000명 이상 숨지는 사태가 일어나자, 네타냐후 총리에 비판적인 이들도 전쟁 수행 자체는 거국적으로 지지했다.

그러나 전쟁이 6개월 가까이 지속됐는데도 네타냐후 정부가 내건 “하마스 궤멸”이라는 애초 목표는 달성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100명 넘는 인질도 여전히 가자지구에 억류된 상태가 계속되자 시민들이 대거 거리로 뛰쳐나온 것이다.

시민들은 전투병 징병의 ‘공정성’ 문제에 대해서도 분노를 토해내고 있다. 가자 전쟁 발발 뒤 이스라엘 정부는 36만명의 예비군 소집을 승인받았다. 이스라엘 전체 인구 약 931만명의 4%가 징병되는 상황인데 초정통파 유대교도 ‘하레디‘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늘 그랬듯 이번에도 징병 대상에 제외됐다. 네타냐후 총리의 장남인 야이르(32)는 예비역으로 입대 대상이지만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머물고 있는 점도 분노를 키우고 있다. 가자 전쟁 발발 뒤 수많은 이스라엘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귀국해 입대했지만 야이르는 귀국행 비행기를 타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다잡은 승리를 포기할 수 없다”며 시위대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탈장 치료 수술이 예정됐는데, 병원으로 가기 전 기자회견에서 “지금 총선 요구를 수용하면 최소 6∼8개월 가까이 국정이 마비될 것”이라며 “목표 달성 전에 전쟁이 끝나는 걸 가장 먼저 칭찬하는 쪽은 하마스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질 석방과 관련해서도 “모든 것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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