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멱살을 잡고 의자를 걷어차는 등 위협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초등학교 교사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3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교사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또 A씨에게 2년간 아동 관련기관 취업을 제한하고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를 수강할 것을 명령했다.

울산의 한 초등학교 체육교사인 A씨는 2022년 학교 운동장에서 B군(9)이 다른 학생과 다투던 중 돌을 던지는 것을 목격했다. A씨가 이를 제지하자 B군은 “어쩌라고요”라며 말대꾸를 했고, 화가 난 A씨는 B군의 멱살을 잡아 교실 쪽으로 끌고 갔다.

B군이 A씨의 손을 뿌리치고 울면서 교실의 자리에 앉자 A씨는 B군 의자를 발로 걷어차고 손으로 때릴 듯한 동작을 취했다. 당시 교실에는 B군의 담임교사가 있었고 이를 본 담임이 B군 상태를 살핀 뒤 사건을 보고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멱살이 아닌 손을 잡고 담임교사에게 B군에 대한 훈육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교실로 데리고 갔다”며 “의자를 걷어찬 적도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B군이 피해 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으며 당시 상황을 목격한 다른 학생도 비슷한 진술을 하는 점 등을 들어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화가 나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 다른 학생과 교사가 보는 앞에서 B군에게 신체적 학대를 했다”며 A씨의 행동을 훈육이 아닌 학대로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오히려 교권 침해를 주장하면서 피해 아동과 보호자에게 사과하지 않았고, 이에 학부모들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다만 피고인 나이와 범행 동기 등을 고려해 권고된 양형 기준보다 낮게 형을 정했다”고 양형 기준을 설명했다.

국민일보

김민경 인턴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