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두고 의정 갈등이 한 달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병원 교수, 개원의도 단축 진료에 들어간다. 수술이 필요한 중증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외래 진료를 보는 경증 환자들까지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의료공백이 길어지며 한계에 부딪힌 의과대학·대학병원 교수들이 1일부터 근무 시간을 조정하고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줄인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개원가 역시 주 40시간 준법 진료에 나서겠다”고 밝혀 의료 공백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등 20개 의대의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모인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달 30일 “다음 달 1일부로 24시간 연속근무 후 익일 주간 업무 ‘오프’를 원칙으로 하는 데 동의했으며, 이 근무조건에 맞춰서 중증·응급환자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수련병원별로 외래와 수술을 조정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대 교수단체인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앞서 지난달 25일부터 외래진료, 수술, 입원 진료 근무 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으로 줄였다. 1일부터는 외래 진료를 최소화해 중증 및 응급 환자 치료에 집중하겠다고 예고했다.
병원 운영도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전국 병원에서는 이미 병동·병상 운영 축소·중단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전체 병동 60여 개 중 응급실 단기 병동, 암병원 별관 일부 등 10개 병동을 폐쇄했고, 서울아산병원도 일반병동 56개 중 9개를 폐쇄했다.
환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9개 환자 단체가 모인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전공의와 교수 집단사직으로 인해 40일째 이어져 오고 있는 현재의 사태는 환자들에게 엄청난 위협”이라며 “양측이 전혀 양보하지 않으면 조만간 걷잡을 수 없는 다수의 환자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조금씩 양보해서 현재의 의료공백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