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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3만원대 5G 요금제, QoS(데이터 소진 후 제한속도) 400Kbps 불과
카카오톡도 제대로 못하는 느린 속도인데 소비자들은 몰라
통신사가 알뜰폰에 5G 통신망 대여할 때도 QoS 제한
시민단체 ”더 비싸고 더 느린 요금제, 소비자 기만행위”


강원 춘천시에 거주하는 30대 자영업자 양관수씨는 ‘3만원대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가 나왔다는 소식에 통신사 홈페이지를 찾아보다 가입을 포기했다. 3만원대 5G 요금제 대부분이 기본 데이터 소진 후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데이터 이용 속도(QoS)’가 400Kbps(초당 킬로비트)로 느렸기 때문이다. 400Kbps는 사진을 제외한 카카오톡 대화 정도만 전송할 수 있는 속도다. 1Mbps(초당 메가비트) 이상은 웹서핑을, 3Mbps 이상은 유튜브 등 영상 시청이 끊기지 않고 가능한 속도다.

양씨는 “기존 5만원대 5G 요금제는 기본으로 제공하는 데이터를 다 사용하더라도 메신저와 웹서핑을 사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면서 “3만원대 5G 요금제는 기본 제공 데이터가 작은데, 이를 다 쓴 후에는 사진도 주고받을 수 없다”라고 했다.

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에 지난 1월 KT에 이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지난달 말 월 3만원대 5G 요금제를 내놨다. 3만7000~3만9000원을 내면 4~6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요금제다. 통신 3사는 3만원대 5G 요금제의 경우 기본 데이터를 다 사용한 후 QoS를 일제히 400Kbps로 제한시켜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끊김 없이 웹서핑을 할 수 있는 1Mbps 속도로 무제한 데이터를 쓰기 위해서는 최소 5만원대 이상 요금제를 써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3만원대 5G 요금제의 1GB당 데이터 단가가 4000~9250원으로 기존 6만원대 요금제(평균 1000~2000원) 대비 5배 가까이 비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과금 요금제→무제한 요금제로 바뀌면서 QoS 등장
QoS는 통신서비스 품질이라는 의미의 ‘Quality of Service’의 약자다. 통신사들이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통신서비스 품질을 통칭하지만, 매월 제공하는 기본 데이터를 소진한 후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통신서비스 속도를 의미한다.

2018년 이전에는 통신사들이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과금 요금제’만 있었다. LG유플러스가 월 4만4000원에 판매 중인 5G 다이렉트44 요금제의 경우 2018년 이전이었다면 매월 제공하는 31GB의 기본 데이터를 다 쓴 뒤 추가로 쓰는 데이터에 대해서는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무제한 요금제가 나오면서 기본 데이터를 다 써도 추가 요금 없이 데이터를 더 쓸 수 있게 됐다. 단 여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붙는다. 추가로 쓰는 데이터의 속도에 제한을 두는 것이다. 실제 LG유플러스의 5G 다이렉트44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소진 후 데이터 속도 제한을 1Mbps로 두고 있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데이터를 많이 써도 추가 요금이 나오지 않는 무제한 요금제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통신 3사는 이런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요금제 설명에서 ‘8GB 이후 최대 400Kbps 속도로 계속 사용(SK텔레콤)’ ‘4GB 사용 후 최대 400Kbps로 지속 이용 가능(KT)’ ‘매월 17GB+다 쓰면 최대 1M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 가능(LG유플러스)’ 등의 문구를 포함시키고 있다.

3만원대 5G 요금제는 QoS 400Kbps 불과
문제는 기본 데이터 소진 후 제공하는 400Kbps, 1Mbps, 3Mbps, 5Mbps 등 QoS를 소비자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일례로 KT는 ‘카카오톡 등을 최대 400Kbps로 지속 이용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 환경에 따라 속도가 일시적으로 느려질 수 있다’ 정도의 설명만 하고 있다. 400Kbps로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 끊김 없이 유튜브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속도가 필요한 지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

반면 알뜰폰 업체들은 QoS 알리기에 적극적이다. 통신 3사 대비 저렴한 LTE(4세대 이동통신) 무제한 요금제를 주력으로 하는 만큼 5G와 체감 속도 차이가 크지 않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QoS를 적극 설명하고 있다. 알뜰폰 1위 업체인 KT엠모바일이 대표적이다. KT엠모바일은 “400kbps 속도는 카톡 등 메신저 사용이 가능하지만 웹서핑이나 유튜브 시청은 끊길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또한 “1Mbps 속도는 웹서핑 및 저화질 유튜브 시청, 3Mbps 이상은 1080p 고화질 유튜브 시청이 불편 없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통신사 “QoS 제한 사라지면 데이터 과소비”
통신사들은 5G 요금제의 시작 가격을 월 3만원대로 낮출 수는 있지만 요금제가 비쌀수록 빠른 QoS를, 저렴할수록 느린 QoS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QoS 제한이 사라지면 모바일 트래픽이 급증해 데이터 과소비에 따른 네트워크 부하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같은 이유로 알뜰폰 업체에 제공하는 5G 통신망에 대해서도 QoS를 제한하고 있다. QoS를 제한하지 않으면 통신 3사 대비 저렴한 요금제를 내세우는 알뜰폰 대비 경쟁력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1GB당 데이터 단가와 QoS 제한 등을 들어 통신 3사의 3만원대 5G 요금제가 반쪽짜리 대책이라고 비판한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3만원대 5G 요금제가 더 비싸고 느리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과연 누가 이런 요금제를 쓸까 의문”이라며 “통신비 인하 효과는 전혀 없는 소비자 기만행위에 불과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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