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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민 다 입시 비리 저지른 거 맞지 않냐. 선거에 나온 것 자체가 뻔뻔하다.
27세/여성/회사원


10대 때부터 지겹게 경쟁만 해왔다. 부모찬스 써서 이긴 사람을 좋아할 수가 없다.
25세/남성/대학생


조국이 아들 시험 대신 봐주는 그 카톡 봤냐. 그걸 보고도 조국 숭배하는 게 신기하다.
32세/남성/IT업계 회사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8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유세 도중 머리에서 흐르는 빗물을 닦고 있다. /뉴스1

4·10 총선을 열흘 앞두고 조국혁신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예상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선전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세대가 있다. 치열한 입시 경쟁에 이어 취업 전선에 내몰린 2030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를 지지했지만, 다수는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를 계기로 진보 진영에 환멸을 느껴 지지를 철회하기도 했다.

여론조사에서도 조국혁신당에 대한 이들 세대의 지지율은 대체로 한 자릿수다. 조국혁신당은 “언론이 특정 여론조사만 보도한 탓”이라며 화살을 돌렸으나 본지가 직접 만난 2030의 반응은 대부분 싸늘했다.

31일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0대와 30대에서 각각 2%, 7%로 나타났다. 40대( 17%), 50대(23%)에 비해 저조하다. KBS·한국리서치가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1.8%p)에선 20대의 7%, 30대의 15%만 조국혁신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반면 40대와 50대에서 지지한다는 응답은 각각 36%, 34%였다.

“입시 비리 저지른 거 사실 아녜요? 왜 억울해요?”
정치권에선 조국혁신당의 약진을 ‘돌풍’으로 보고 주목하고 있다. ‘조국의 부활’이 향후 이번 총선 최대 변수는 물론, 차기 대선판을 흔들 거란 관측도 많다.

반면 대학가에서 만난 20대 유권자 다수는 “도대체 왜 지지율이 높은지 이해가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조국=입시 비리’가 자연스레 연상된다는 반응이 많았다.

지난 29일 신촌 대학가에서 만난 대학생 27세 이모 씨는 “지지율이 어떻게 그리 높은 건지 의문이고, 왜 국회의원 되려는 건지도 모르겠다”면서 “‘조국’ 하면 가족이 다 입시 비리 저지른 것밖에 생각이 안 난다”고 했다. 대학생인 23세 유모 씨도 “주변에 조국 좋게 보는 사람을 한 명도 못 봤다”며 “또래들은 다들 고생해서 입시 치를 때 조국 입시 비리가 터졌다. 부모 잘 만나 특혜 받는 것에 대한 박탈감이 엄청났다”고 했다.

이들은 특히 조국 대표의 현재 태도도 못 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유씨는 “입시 비리 저지른 건 사실인데, 반성도 안 하는 태도가 더 싫다”며 “이재명처럼 ‘방탄’하려고 의원 되려는 거 아니냐”고 했다. 32세 회사원 이모씨는 “뭐가 억울하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부모 잘 만나서 편법으로 이기려다 재수 없게 걸린 것이 사실 아니냐”며 “그런 사람이 정의로운 듯 심판하겠다는 게 더 싫다”고 했다.

조 대표가 의혹에 휩싸인 건 문재인 정부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된 때다. 현재 2030 세대가 한창 입시를 준비하거나 극한 취업 경쟁을 치르던 시기다. 장관 지명자의 자녀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이미 의학 논문 1저자로 등재돼 대학 입학을 보장받고, 대학원에서 낙제를 하고도 장학금을 받은 데다 ‘위조 표창장’을 입시 때 제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조 대표는 장관 취임 35일 만에 사퇴했다. 그런 조 대표를 향해 문재인 전 대통령은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8일 오후 대구 중구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대구지하철화재참사 기억공간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한 뒤 동성로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정치적 복수 위한 黨'… 호응 얻기 어려워
사법부가 실형을 선고한 것도 비호감 요인으로 꼽혔다. 2심 재판부는 앞서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조 대표에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조 대표는 대통령 지인의 금품 수수를 보고 받고도 감찰을 무마하거나, 측근을 통해 발급한 아들의 가짜 인턴증명서를 대학원 입시에 제출해 대학원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생 김모씨는 “재판 받고 있는데 의원되겠다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조국혁신당이 200억원을 모았다는 기사를 봤는데 충격적이었다”면서 “사실 범죄자가 맞는데 처벌이 우선 아닌가”라고 했다. 28세 직장인 이모씨도 “내 주변에 조국혁신당 지지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며 “자기도 법 위반해서 감옥 갈 수도 있는데 누굴 심판하냐”고 했다.

조국혁신당이 내세운 ‘검찰 개혁’ 슬로건에 공감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많았다. 당장 조 대표를 비롯해 황운하 의원 등 조국혁신당 주요 인사들이 범죄 혐의로 기소된 처지여서다. 24세 대학생 박모씨는 ‘친문(親문재인) 패잔병 집합소’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검찰 개혁이라는 게 별로 와 닿지 않는다. 오히려 조국 개인의 일을 복수하려는 것 같다”며 “청년들이 바라는 정책보다는 이념만 우선한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이 지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학과 교수는 “입시와 취업 경쟁을 치러본 2030은 조국 가족의 ‘아빠 빽’ ‘엄마 빽’으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경험이 있다”라며 “이들이 조국의 출마를 달갑게 볼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조국혁신당의 공약들은 대부분 정치색이 너무 짙은 공약이라 호응을 얻기도 어렵다”고 했다.

반면 조국혁신당과 조 대표에 대해 ‘무관심’하다 보니 “잘 모르겠다”는 20대도 있었다. 특히 ‘조국 의혹’이 제기된 시점에 입시 당사자가 아니었던 현재 20대 초반이 그렇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앞에서 만난 올해 20살 연대생 2명은 “조국혁신당에 대해 잘 모른다. 조국에 대해서도 별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취재하다 만난 4050 세대는 2030 지지율이 낮은 현상에 대해 “미처 몰랐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20대와 30대 자녀를 둔 54세 여성은 “윤석열 정권 심판이 목적인 당이라 비례정당 중 조국혁신당을 뽑을까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30 세대 지지율이 낮은 것에 대해서는 “2030이 사는 게 힘들다 보니 없는 애들의 자격지심을 크게 자극한 거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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