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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스강에서 여성 조정 팀이 물살을 가르고 있다. AP=연합뉴스

195년 전통을 자랑하는 '옥스브리지(옥스퍼드 대 케임브리지)' 조정 경기에서 선수들이 구토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영국 중남부를 가로지르는 템스강의 수질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옥스퍼드 대학의 조정 선수들은 이날 케임브리지 대학과의 경기에서 패한 뒤 템스강의 수질에 대해 비판했다.

옥스퍼드대의 레너드 젠킨스 선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전 구토를 하고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며 "강물에 배설물만 적었어도 훨씬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케임브리지에 져서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 모두가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했더라도 (강물 때문에) 케임브리지를 이기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선수는 선수 3명이 위장 문제로 인해 훈련에 참석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앞서 지난 27일 환경단체 리버 액션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날 26일까지 템스강의 수질을 조사한 결과 기준치보다 최대 10배 높은 대장균이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리버 액션 측은 조정 경기 주최 측과 협력해 경기 지침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몸에 상처 또는 물집이 있을 경우 방수 드레싱으로 덮을 것 ▶템스강에서 튀는 물을 삼키지 않을 것 등이 포함됐다.

리버 액션의 CEO 제임스 윌리스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템스강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경기를 앞두고 엘리트 선수들에게 지침이 내려지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했다"며 "이러한 수질 결과는 수도 회사인 템스 워터가 수십년간 방치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템스 워터는 영국 전체 인구 4분의 1에 수도를 공급하는 수도 영국 최대 수도회사다.

30일(현지시간) 캠브리지대 남자 팀 선수들이 영국 런던 템스 강을 따라 열린 옥스포드-캠브리지 보트 경주에서 선두로 결승선에 접근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리버 액션은 템스 워터가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하수를 강으로 내보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환경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강으로 방출된 건수가 전년도보다 54% 급증했다.

영국 정부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신속한 조치를 촉구했지만, 템스 워터 측은 "런던과 템스강 전역에 비가 장기간 내린 탓"이라고 해명했다. 영국은 빗물과 하수가 같은 관으로 흐르기 때문에, 홍수 땐 역류를 막기 위해 하수를 일부 유출하도록 설계돼있는데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템스 워터 측은 "이같은 유출을 줄이기 위해 런던 남서부에 있는 하수 처리장 한 곳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조치가 문제를 해결해 주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수도 회사들은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인 1989년 민영화됐다. 이후 설비투자나 서비스 개선보다 주주 배당을 위한 수익 증대에만 골몰해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템스 워터 역시 사모펀드와 해외연금기관 등이 소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부채가 140억 파운드(약 2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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