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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개원의도 주 40시간 ‘준법진료’ 예고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31일 서울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이 휴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국 의대 교수들이 1일부터 근무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개원의들도 주 40시간 근무시간을 지키는 ‘준법 진료’를 예고했다. 이미 일부 상급종합병원들이 인력 부족으로 신규 외래 예약 등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진료 축소로 의료 공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31일 김성근 신임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회의 뒤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원의도 주 40시간 진료를 시작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주 40시간이 준법 진료”라고 말했다. 이어 “(개원의에게) 하라 마라 말씀은 못 드리지만 그렇게 준비해온 분들은 (1일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대 교수들도 진료를 줄일 계획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30일 “(4월)1일부터 24시간 연속근무 후 익일 주간 업무 ‘오프’를 원칙으로 하는 데 동의했으며, 중증·응급 환자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수련병원별로 외래와 수술을 조정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비대위에는 서울대·연세대·울산대 등 전국 20여개 의대 교수들이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 40개 의대 교수협의회가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지난 26일 전국 수련병원에 ‘주간 근무시간을 52시간으로 지켜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바 있다. 그동안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 공백을 메우려고 야간 당직 등 최대 36시간가량을 연속으로 일하기도 했다.

의료 공백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장은 한겨레에 “암 환자 수술이 절반 이상 밀리고 있다. 이들의 상태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비대위 소속 교수들이 문자메시지로 진료 단축을 독려하고 있다”며 “정부와 비대위 간 대화 기미가 보이지 않아 사태가 길어질 거란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미 일부 진료과의 외래 환자 예약을 4월 초부터 5월까지 제한하고 있다. 처음 진료를 보는 ‘신규 환자’나 새 질환으로 진료를 받으려는 ‘초진 환자’ 등의 예약을 받지 않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하루 200~220건 이뤄지던 수술이 50% 정도 연기되면서 100건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다만 개원의들의 진료 단축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0년 문재인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에 반발해 진료 거부에 나섰을 때 개원의 휴진 비율은 10% 미만일 정도로 집단행동 동참 비율이 높지 않은데다, 비교적 위급도가 낮은 경증 환자를 보는 경우가 많아서다. 정형선 연세대 교수(보건행정학)는 “개원의들은 진료를 줄이거나 중단하면 수입이 줄어 동참하기 쉽지 않다”며 “국민 불편을 초래할 만큼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자들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는 “(암 환자가) 상급병원 응급실에 가면 대부분 2차 병원으로 돌려보내지는데, 거기도 이미 포화 상태”라며 “방치되는 환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대책도 없이 의-정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응급실과 중환자실 운영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2월 발표된 1·2차 비상진료대책에 이어 3차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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