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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10개 평균 소매가, 긴급 안정자금 투입일보다 더 올라
배는 더 큰 폭 상승…한정된 물량 대비 수요 줄지 않은 탓
가격 강세 지속될 듯…일각선 “마트 등 현장 점검 강화를”
“가격 좀 잡히나 했더니…”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오른쪽)이 31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을 찾아 농축산물 유통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납품단가와 할인율 지원을 늘린 사과와 배 가격이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저장·공급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할인 지원으로 소비 수요가 여전해 상품성 좋은 과일 위주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가 시장 공급 물량을 조절할 수밖에 없어 7~8월 햇과일이 나오기 전까지는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으로 사과(후지·상품) 10개 평균 소매가격은 2만4707원으로 집계됐다. 사과 가격은 1500억원의 긴급 가격안정자금이 추가 투입된 지난 18일 2만4148원에서 19일 2만3725원으로 떨어졌으나 28일엔 2만5374원까지 올랐다. 지난 18일부터 사과의 납품단가 지원을 ㎏당 2000원에서 4000원으로 2배 늘리고 정부 할인도 20%에서 30%로 확대했지만,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오르고 있는 것이다.

배(신고·상품) 10개 소매가격은 사과보다 더 큰 폭으로 뛰었다. 18일 4만1551원에서 21일 3만5941원으로 떨어진 후 28일 4만3144원, 29일 4만1170원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포도 샤인머스캣 2㎏ 가격도 18일 3만366원에서 21일 2만8714원까지 내렸다가 28일 3만2670원, 29일 3만3438원까지 올랐다.

할인 지원에도 과일 가격이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저장 물량이 줄면서 공급 물량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과와 배는 지난해 봄철 냉해와 여름철 잦은 호우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전년보다 각각 30.3%, 26.8% 줄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전국 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나 유통업체 등에서 보관 중인 사과 저장량(지난 2월 말 기준)은 10만9000t으로, 1년 전 저장량(15만t)의 72.7% 정도다. 배 저장량은 1만2000t으로, 1년 전(5만1000t)의 23.5% 수준에 그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 번 수확해서 1년 내내 저장해 먹는 사과는 겨울을 지나 봄, 여름으로 갈수록 품질이 떨어지고 저장 물량이 줄게 된다”며 “특히 작년엔 작황 부진으로 상품성 좋은 사과 물량이 많지 않았는데, 정부 할인 지원 영향으로 수요가 줄지 않고 있어 가격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울 농업관측센터 과일과채관측팀장은 “통상적으로 일상생활에서 소비 수요가 많지 않은 배의 경우 명절이 끼어 있는 1~2월에 수요가 많은 편”이라며 “올해도 2월 말까지 소비량이 급격히 늘면서 저장 물량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가격 강세는 한동안 이어질 공산이 크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은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해 신규 산지 개발과 사전 물량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7~8월 햇과일이 나오기 전까지 시장에 공급하는 물량을 조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장 물량으로만 버텨야 하는 상황에서 당장은 정부 할인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마트, 온라인몰 등 현장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선영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간사는 “정부가 지원하는 할인 행사를 제대로 적용해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는지, 소비자가격이 실제 하락했는지 등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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