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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등산라면'을 검색했을 때 나온 등산 '라면 사진' 갈무리. SNS 캡처

등산객들이 산을 오르며 챙겨 먹던 ‘컵라면’이 최근 한라산 생태계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소셜미디어 등에 ‘라면 인증샷’까지 유행하면서 국립공원 측은 ‘라면 국물 남기지 않기’ 캠페인까지 시작했다.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29일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한라산에 라면 국물을 버리면 생기는 일’이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국립공원 측은 “라면 국물에는 염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버려진 라면 국물은 계곡 물줄기를 따라 흘러간다”며 “물속에 살아가는 수서 곤충은 오염된 물속에서 살아갈 수 없게 된다”고 안내했다.

국립공원 측은 라면 국물이 초래할 생태계 교란을 경고했다. 이들은 “청정한 물속에서만 살아가는 수서 곤충은 날도래, 잠자리 애벌레인 수채, 제주도롱뇽 등이 있다. 이들은 염분에 노출되어 살아갈 수 없게 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대피소 인근의 큰부리까마귀, 오소리, 족제비 등이 냄새를 따라 접근하고,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하게 되어 생태계의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립공원 측은 “대피소 인근부터 버려진 라면 국물로 인해 오염된 토양에서 한라산 특산 식물 등이 멸종되어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라산이 아니더라도 SNS에선 실제 ‘등산 라면 인증샷’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31일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등산 라면’을 검색하면 대전 계족산, 전북 덕유산, 울산 신불산 등을 배경으로 ‘컵라면’을 인증한 사진이 올라와 있다. 한 인플루언서는 “한라산 갈 때 ‘컵라면’ 가져가실 분 주목”이라며 “추울 때 먹으면 더 맛이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지난 29일에 올라온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의 '라면 국물 남기지 않기 캠페인 사진'. SNS 캡처

국립공원 측은 SNS에서 이 같은 ‘라면 인증샷’이 유행한 후 남은 라면 국물을 처리하는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라산의 경우 등산객들이 주로 라면을 먹는 해발 1740m ‘윗세오름’에 음식물 처리통 2개, 60ℓ 물통 5개 등을 설치했지만, 이들이 남긴 라면 국물을 모두 처리하기엔 부족했다. 그에 따라 등산객이 화장실이나 땅에 라면 국물을 버리는 일도 잦아졌다.

이에 국립공원 측은 한라산국립공원의 환경 보존을 위한 ‘라면 국물 남기지 않기 운동’을 시작했다. 현수막 설치와 SNS를 통해 이번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등산객들과 누리꾼들도 라면 국물을 줄이는 방법을 서로 공유하고 나섰다. 주로 ‘작은 컵라면으로 대체하기’ ‘스프와 물을 조금만 부어 다 먹어버리기’ ‘빈 물병에 남은 국물 담아 하산하기’ 등이다.

김희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한라산을 찾는 모든 탐방객이 컵라면 국물 등 오염물질을 남기지 않는 작은 실천으로 한라산을 보호해 달라”고 전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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