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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천식
원인물질 노출되면 호흡 곤란
흡입용 스테로이드 가장 효과적
노년층, 폐렴 등 예방접종 필요
픽사베이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는 호흡기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우리나라 봄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고, 각종 꽃이 피면서 날리는 꽃가루 때문에 알레르기 질환이 심해지기 쉽다. 대표적인 질환이 천식이다. 호흡 기능이 떨어지므로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받고 숨을 잘 못 쉬면 응급실을 찾아야 할 때도 있다. 천식은 꾸준한 약물치료 등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평소에 자주 찾는 의원을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확한 진단 위해 ‘폐기능 검사’

환경성 질환으로 분류되는 천식은 들이마시는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통로인 기관지에서 생기는 질환이다. 특정 꽃가루나 풀 씨앗 등 유발 물질에 노출되면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면서 통로가 좁아진다. 쌕쌕거리면서 숨을 쉬거나 호흡곤란·기침 등이 생기며, 반복적인 ‘가슴답답함’으로도 고통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천식은 노약자의 질환이다. 60대 이상 노년층이 전체 환자의 35.3%(60대 15%, 70대 12.2%, 80살 이상 8.1%)였고 9살 이하가 23.1%였다. 봄철인 3~5월에 환자 수가 많다가 여름에는 감소하고 다시 가을철에 크게 늘어 12월에 환자 수가 가장 많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바람에 날리는 풀 씨앗이 원인물질인 경우가 많아 천식 환자도 늦가을에 많다. 봄철 환자 수가 가장 많은 4월에는 각종 꽃가루나 미세먼지, 황사, 감기 등에 노출되면서 천식 증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천식을 앓아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다. 하지만 원인물질에 노출되면 흔히 ‘천식 발작’으로 부를 만큼 갑작스럽게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된다. 흔한 증상은 기침이나 쌕쌕거리는 호흡 소리, 호흡곤란 등이며, 숨이 가빠서 운동은 물론 일상생활조차 유지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기관지 확장제나 염증을 줄여주는 약을 꾸준히 쓰면 대부분 증상이 개선되지만, 드물게는 호흡곤란이 심해져 말을 하기 어렵거나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곧바로 응급실을 찾거나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약한 증상으로 목구멍에서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간질거리고, 마른기침만 계속 나오는 사람도 있다. 천식의 증상은 주로 밤이나 이른 아침에 악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천식의 원인물질에 노출되면 시간과 관계없이 즉각적으로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폐기능 검사를 통해 천식을 제대로 진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관지가 얼마나 좁아져 있는지 △치료제 투여로 좁아진 기관지가 다시 회복되는지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다른 질환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중년층 이상에서는 호흡 기능이 떨어져 있어도 단순 노화로 여기기도 하는데, 폐기능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심사평가원 적정성 평가 자료를 보면, 2021년 기준 실제 천식 환자 10명 가운데 4명 정도만 이 검사를 받았다. 호흡 기능이 떨어지는 중년층은 폐기능 검사를 적극적으로 해보는 게 좋다. 어린 아이들은 폐기능 검사를 시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모가 말하는 병력이나 증상으로 진단이 내려질 수 있다.

미세먼지 나쁜 날엔 외출 삼가야

천식 치료의 목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관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원인 또는 악화 요인을 피하는 것이 기본이며,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약물요법을 쓴다. 약물치료로는 먹는 약이나 주사도 있지만 흡입제가 가장 효과적이다. 입으로 들이마시는 방법으로 약물이 투여되는 방식이다. 흡입용 스테로이드는 부작용도 적고 효과는 가장 좋다. 흡입용 스테로이드제를 일정 기간 규칙적으로 투여하면, 기관지의 염증을 지속적으로 줄여 심한 호흡곤란은 물론 증상 재발도 막을 수 있다. 심사평가원 적정성 평가 자료를 보면, 흡입용 스테로이드제 처방 비율은 2021년 기준 54% 정도로 절반을 조금 넘긴 수준이다. 천식 증상을 완화해 주는 기관지확장제는 필요할 때만 쓰면 된다. 이런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쓸 수 있는 생물학적 제제도 있다.

어린아이들이 앓는 천식은 완치되기도 하지만, 성인 천식의 경우 완치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가루 등 악화 요인이 생기는 계절에는 지속적인 치료와 함께 악화 요인을 피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천식 증상을 일으키고 악화시키는 요인은 환자마다 다를 수 있다. 흔한 요인으로는 알레르기 원인물질, 미세먼지, 바이러스 감염, 특정 음식이나 약물, 흡연 또는 간접흡연 등이다. 알레르기 검사 등으로 원인물질을 파악했다면 이를 피하는 요령을 익혀야 한다. 우리나라 봄철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 많은데 일기예보에 유념하고 미세먼지 주의보 등이 내려지면 가능하면 외출을 피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에는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꽃가루 등 바람에 날리는 물질이 원인일 때도 역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

미세먼지나 꽃가루 등은 실내로도 잘 들어오기 때문에 적절한 환기도 필요하다. 공기청정기 사용이 천식 증상의 예방 및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점은 명확하지 않지만, 미세먼지나 꽃가루 등의 실내 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으므로 사용이 권장된다. 요리할 때도 환기해야 하며 환풍기나 공기청정기 사용도 필요하다. 노인들의 경우 인플루엔자 감염이나 폐렴 등으로 천식이 크게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이들 질환에 대한 예방접종도 챙길 필요가 있다.

김양중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평가위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경북의 한 시골 마을에서 공중보건의로 일했다. 한겨레 의료전문기자로 재직하면서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위한 기사를 썼고, 지금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의료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업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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