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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노선·수요예측 재검토해야
텅텅 비는 시간대, 수요 확보가 관건


GTX-A 일부 구간 개통을 시작으로 전국 ‘반나절 생활권 시대’가 도래했다. GTX 개통은 우리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줄까. 또 부동산 및 건설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3회에 걸쳐 분석했다. <편집자주>

GTX-A 수서~동탄 구간 운행이 본격 시작되면서 D·E·F 노선을 둘러싼 ‘실효성 논란’에도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A·B·C 노선은 기존 철도선을 연장하고 역사(驛舍)만 추가하면 되지만, D·E·F 노선은 말 그대로 선로를 새로 깔아야 한다는 점에서 체급이 다른 문제다.

그래픽=손민균

“중복 노선 많고... 교통 수요예측 실패 우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될 D노선은 김포·인천을 팔당·원주까지 잇는 노선이다. 수도권을 동서로 가로지르다 삼성역에서 양 끝이 Y자 형태로 갈라지는 모습으로 결정됐다. 그런데 서울 지하철 5호선 장기~불로~원당 구간과 노선이 중복된다. 또 인천공항~대장 구간은 E노선과 겹친다. 중복 투자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더구나 신림~사당~강남~삼성~잠실 구간은 서울 지하철 2호선과 겹치는데 철도선을 공용할 수 없다. 따라서 지하 40m 이상의 대심도 처널을 굴착해 급행철도를 운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산~팔당 구간은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돼 후순위로 밀렸다.

긍정적인 부분은 신설 노선 가운데 그나마 D노선이 사업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D노선이 그대로 시행되면 인천·김포 주민들의 강남 접근성은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E노선은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연신내~평창동~신정릉~광운대~구리~덕소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과거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강북횡단선과 경로가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관건은 교통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 여부다. 과연 북쪽인 평창동이나 북한산 정릉 지역으로 이동하는 수요가 얼마나 될 것이냐를 두고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기존 1호선을 이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서울 도심까지 빠르게 이동한다’는 GTX의 강점을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노선의 방향성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횡단하는 형태로 돼 있다.

비판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은 F노선이다. F노선은 모양이 알파벳 O처럼 수도권을 크게 한바퀴 도는 외곽 순환선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특히 기존 철도 노선과 상당부분 중첩된다. 복정~초지 구간에는 수인분당선이 깔려 있고, 초지~대곡에는 서해선이 운영되고 있다. 대곡~의정부는 내년 개통 예정인 교외선이 지나간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통전문가는 “선거철 앞두고 보여주기식이 강하다”라며 “D·E·F 노선은 정말 냉정하게 수요예측을 잘 했는지, 사업성은 얼마나 될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텅텅 비는’ 낮 시간이 문제... 관광·산업자원 활용해야
현재 D·E·F노선은 모두 사업계획 수립 단계로, 아직 예비타당성조사 등의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D·E·F노선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복노선 제외 및 기존 노선의 효율성 제고 ▲관광요인의 활용 ▲산업단지 및 일자리 창출 등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먼저 시간대별 배차 시간을 조정해 기존 노선의 활용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GTX와의 중복노선을 소거하는 방법으로 사업계획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예를 들어 용산에서 춘천까지 가는 ITX-청춘 열차의 경우, 출근시간대에도 1시간에 1번만 운영된다. 15분 간격으로 운행 횟수를 늘리면, 춘천까지 GTX 연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관광 요소’를 GTX에 접목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GTX 역사마다 있는 관광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도시·부동산개발학과 교수는 “GTX의 사업성을 높이려면 출퇴근 이외의 시간대에 어떻게 교통수요를 불러들일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 서울 도심 지하철도 낮에는 텅텅 비지 않냐”면서 “관광 목적으로 놀러 온 사람들은 이용료가 비싸더라도 외곽의 관광지와 접근성이 높다면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 고속열차 신칸센이 도쿄역에 도착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예를 들어, 일본에는 신칸센(급행)과 지하철 밖에 없다. 즉 GTX와 같은 광역 철도가 없지만 대중교통이 매우 잘 발달돼 있는 것으로 통한다. 실제 시부야역에서 요코하마까지 3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일본 도심지 관광은 지하철만 타도 충분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프랑스에는 고속급행전철 RER이 있다. 파리 도심부에는 재개발·재건축이 금지돼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이 주로 외곽에 거주하면서 출퇴근을 한다. 동시에 낮에는 연간 800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의 이동수단이 된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하면 대부분 서울에만 있다가 돌아간다. ‘외국인 패스’ 등을 만들어 GTX 중간역이나 종점에 수많은 관광지와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면 된다”면서 “또 로봇이나 인공지능 등 산업기반 시설이나 연구단지를 GTX 역사 주변으로 분산시켜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GTX 사업에 약 134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국비 30조원, 지방비 13조6000억원, 민간 재원 75조2000억원으로 나눠질 가능성이 높다. GTX A·B·C 연장사업은 지자체 비용 부담을 원칙으로, GTX D·E·F 사업과 지방 광역고속철도 사업은 민간 사업자 투자유치를 우선으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체적인 재원 확보나 투자유치 방안은 내놓지 않은 상태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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