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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멕시코, 21일 0.25%p 금리인하
亞는 인상… 일본 0.1%p·대만 0.125%p
한은 “국내 여건 집중”… 인하 시점 저울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멈추고 통화정책을 전환할 채비에 나서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정책금리 동조화’ 기조가 옅어지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은 금리인상 신호탄을 쐈고, 대만은행도 뒤따라 금리를 올렸다. 반면 스위스·멕시코 중앙은행은 금리를 내리면서 각국의 통화정책이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도 국내 상황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펼칠 여건이 조성됐다.

스위스·멕시코 ‘인하’ vs 일본·대만 ‘인상’… 통화정책 제각각
31일 금융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국면이 종료되면서 중앙은행들이 자국의 경제 체력에 맞는 통화정책에 나서고 있다. 그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미국으로 자본이 유출되는 것을 우려해 긴축 일변도의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연준이 금리인상 종료를 분명히 하고 나아가 금리 인하까지 검토하자 긴축과 완화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생긴 것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19일 도쿄 일본은행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리 인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일본은행은 2007년 2월 이후 약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하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했다. /도쿄 AFP 연합뉴스

유럽국가 중에서는 스위스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21일(현지 시각) 정책금리를 연 1.7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몇 달 동안 물가상승률이 2%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당국이 물가 안정이라고 생각하는 범위 안에 들어갔다는 게 스위스 중앙은행의 설명이다. 이로써 스위스는 유럽연합(EU) 국가 중에서는 가장 먼저 금리를 낮추게 됐다.

중앙아메리카 지역에서는 멕시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1.25%에서 11%로 0.25%p 내리면서 정책 전환에 나섰다. 2021년 2월 이후 3년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2월 물가상승률이 4.4%를 기록하면서 멕시코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3%±1%포인트(p)에 수렴했다는 것이 판단 근거였다.

반면 긴축기조를 강화하는 국가들도 있다. 지난 21일 대만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1.875%에서 2%로 인상했다. 지난 2월 대만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9개월 만에 최고치인 3.08%를 기록하고, 올해 CPI 상승률 전망치도 1.89%에서 2.16%로 상향 조정된 데 따른 결정이다.

이틀 앞선 지난 19일 일본은행은 과거 -0.1%였던 단기 정책금리를 0~0.1%로 올리면서 마이너스금리 정책을 종료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한 것은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이다. 2016년 도입했던 수익률통제곡선(YCC·국채를 무제한 매입해 장기금리(10년물) 수익률을 1%로 이내로 유지하는 것) 제도도 종료했다.

한은 선택지도 늘어… 부진한 소비·불안정한 물가 고려할 듯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차별화되면서 한은의 선택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현재 2%포인트(상단 기준)인 한·미 금리차(한국 3.5%, 미국 5.5%)가 축소된다. 그간 한은의 선택지에 없었던 금리 인하까지도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는 것이다.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작년 1월부터 1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기준금리가 조정되는 셈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국내경제 상황을 반영해 금리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가 가시화된 후 열린 올해 1월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미국 금리가 굉장히 빠르게 올라갈 때 우리가 반대 방향으로 가기는 어렵다”면서 “(지금은)국내 상황을 보면서 금리를 결정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내경제는 금리를 낮출 요인과 올릴 요인이 혼재돼있다. 우선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부진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민간소비는 금리를 낮출 요인이다. 고금리는 가구의 가계부채 상환부담까지 높여 소비 여력이 개선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민간소비 상승률 전망치를 1.9%에서 1.6%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금리를 올려야 하는 요인으로는 여전히 불안정한 물가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6월 전년 동월대비 2.7% 오르면서 한은의 정책목표인 2%대로 낮아졌지만, 이후 반등해 작년 10월 3.8%로 치솟았다. 올해는 1월(2.8%)에 3% 밑으로 내려갔다가 2월에 다시 3.1%로 올랐다. 이 총재도 지난달 금통위에서 “물가가 굉장히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오고 있다”면서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한은이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5월 이후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6월에 금리를 확실하게 인하한다는 메시지를 내놓는다면 한은은 5월에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연준이 6월 금리를 인하하면 한은은 7월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한은은 올해 기준금리를 0.25%p씩 세 차례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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