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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의절…6분 만에 조석래 명예회장 빈소 떠나
한덕수·이재용·정의선 등 정재계 인사 추모 발길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의 빈소를 조문 후 장례식장을 떠나고 있다. \'효성 형제의 난\'을 촉발했던 조 전 부사장의 이름은 빈소 전광판에 공개된 유족 명단에도 오르지 않았다. 연합뉴스

30일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 특1호실 장례식장에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한덕수 국무총리와 오세훈 시장 등 정·재계 인사의 조문이 이어졌다. 고인의 둘째 아들이나 의절한 조현문 전 부사장도 짧은 조문을 마치고 떠났다. 조 명예회장은 전날 숙환으로 숨졌다.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 이름 빠진 유족 명단. 현장기자단

이날 오전 10~11시 조 명예회장의 입관식이 진행됐다. 유족들은 평소 다니는 서울 남산교회에서 추모 예배를 함께 했다. 조문은 오후 1시부터 시작됐다. 발인 일시·상주 등을 알리는 화면에는 고인의 배우자인 송광자 여사와,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삼남 조현상 부회장, 손자손녀 이름이 올랐다.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빈소 풍경. 영정 좌우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낸 화환이 자리했다. 효성 제공

빈소 안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각각 보낸 화환이 영정 좌우에 자리잡았다.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과 재계 인사들이 보낸 화환도 눈에 띄었다. 경기초, 경기고, 경기여고 동창회, 한국경영학회, 와세다대와 게이오대 한국교우회,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보낸 근조휘장이 빈소 외부에 자리 잡았다.

조현준 회장과 조 회장의 장녀(20) 등이 조문객을 맞았다. 빈소 주위에는 효성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이 가슴에 상주 표지를 단 채 서 있었다. 첫 외부 조문객은 김창협 한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이었다. 이어 오후 1시20분께 고인의 손아래 동생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과 그의 아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재계 인사이자 친인척으로는 처음으로 빈소를 찾았다. 고인의 조카인 조현범 회장은 “마음이 아프다. 편하게 쉬시면 좋겠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오후 2시 정각 둘째아들 조현문 전 부사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침통한 표정이었으나 조문은 길지 않았다. 그는 6~7분만에 빈소를 떠났다. ‘가족들과 인사를 했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조 전 부사장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극동방송 김장환 이사장의 아들인 김요셉 목사를 힘줘 끌어안는 모습은 눈길을 끌었다.

조 전 부사장은 가족들과 의절한 터였다. 2014년 7월부터 큰 형인 조현준 회장과 효성 주요 임원진의 횡령 및 배임 의혹을 제기하며 고소·고발하며 조 회장은 물론 아버지 고 조석래 회장과도 갈등을 빚었다. 재계에선 경영권 승계와 재산 상속을 둘러싼 장·차남 간 분쟁으로 보며 '형제의 난'으로 이름 붙였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가운데)과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이 큰아버지이자 형인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빈소를 찾은 뒤 나가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현장기자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왼쪽)이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조석래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현장기자단

재계 총수들도 하나 둘 빈소를 찾았다. 오후 2시를 조금 지나 이재용 삼성 회장은 어머니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빈소에 왔다. 이 회장은 30분이 지난 2시33분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퇴장했다. 홍 전 관장만 2시간 40분 넘게 빈소에 머물렀다. 홍 전 관장은 고인의 배우자인 송광자 여사와 서울대 미대 동창으로 교류가 깊은 편이다. 전날 삼성물산 사장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남편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1910~1987)과 고인의 아버지이자 효성 창업주인 고 조홍제 선대회장(1906~1984)은 같은 경상남도 함안 출신이다. 삼성물산을 함께 설립하며 초기 경영진으로 함께 일한 인연도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약 40분간 빈소에 머물렀다. 정 회장은 “좋은 분이셨다. 아주 잘해주셨다”라며 “좋은 곳으로 잘 가시길 바란다고 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최창원 에스케이(SK)수펙스 의장(부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효성과 같은 섬유화학업이 주력인 김윤 삼양사 회장은 “(고인은) 섬유산업에서 아주 큰 선구자셨다. 거목이 가셔서 애석하다”고 말했다. 이우현 OCI 회장도 “(고인은) 같은 동네에서 함께 오래 사셨던 어른이시다. 조현준 회장이나 현상과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조석래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은 뒤 퇴장하고 있다. 현장기자단

이명박 정부 시절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지낸 고인을 추모하는 전현직 관료와 정치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기자들에게 “과거 총리(2007~2008·38대)를 할 때 고인께서 전경련 회장으로 경제계를 대표해 일을 많이 했다. 규제개혁 관련 업무를 전경련에서 많이 했다”고 말했다. 고인이 전경련 회장이던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2011)이었던 최중경 전 효성 사외이사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인사만 드리고 간다”며 “(조현준·조현상과) 오늘은 악수만 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1~2분만에 빈소를 빠져나왔다. 김앤장 김영무 대표와 최병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 봉욱 전 대검 차장, 이종찬 전 국정원장· 현 광복회장과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도 빈소를 찾아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했다. 조원태 한진 회장은 비교적 늦은 시각인 저녁 7시께 빈소를 찾았다. 조 회장은 “고인은 잘 모르지만 조현준 회장과는 가깝다. 저도 상을 치른 지 얼마되지 않아 (조 회장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 조석래 명예회장의 조문은 다음달 1일까지 받는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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