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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사진 연합뉴스TV 캡처
미혼모들에게 돈을 주고 신생아를 산 뒤 사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유기하거나 학대한 40대 부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형사11단독 장민주 판사는 29일 아동복지법상 아동매매·아동학대·아동유기 및 방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와 남편 B씨에게 각각 징역 4년,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2020년 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친모 4명으로부터 적게는 100만원, 많게는 1000만원을 주고 신생아 5명을 매매했다.

이 가운데 태어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갓난아기 등 2명은 성별과 사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시 베이비박스에 유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입양이나 낙태를 고민하는 임산부에게 접근해 '아이를 키워주고 금전적으로도 도움을 주겠다'고 설득해 아기를 넘겨받았지만, 정작 데려와서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부부싸움을 하다가 별다른 이유 없이 아이들을 때리거나 양육 스트레스를 이유로 애들을 버리고 오자는 대화를 휴대전화 메시지로 나누기도 했다.

재혼 부부인 이들은 딸을 낳고 싶었지만 임신이 되지 않고, 합법적인 입양도 어려워지자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재혼 전 낳은 자녀들은 멀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은 관할 구청이 지난해 7월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에서 일부 아동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A씨 측은 재판에서 "여자 아기를 키우면 결혼 생활이 행복할 거라는 강박적인 생각에 시달리다 범행을 저질렀다"며 "실제 양육할 목적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장 판사는 "결혼 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왜곡된 생각에 사로잡혀 죄의식 없이 아동 매매 범행을 저질렀고, 아동들을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하고 베이비박스에 유기하기도 했다"면서 "아동을 인격체로 대하지 않고 욕망 실현의 수단으로 삼아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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