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고바야시 사장 "사회문제 돼 죄송"
문제 성분 파악에는 "아직 이르지 못해"
"기능성표시식품 제도 현 사태 만들어"
고바야시 아키히로(오른쪽) 일본 고바야시제약 사장이 29일 오사카 시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 건강보조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다른 경영진과 함께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일본에서 '붉은 누룩(홍국)'에 대한 공포가 번지고 있다. 붉은 누룩을 원료로 한 건강보조제 섭취로 인해 추정되는 사망자가 5명으로 늘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해서다. 아베 신조 정권 당시 식품안전 당국의 검증 없이도 '건강기능표시식품'을 판매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한 것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갈수록 늘어나는 사망자, 고령층 5명 사망



29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기준 고바야시제약의 건강보조제 '홍국 콜레스테 헬프'를 먹은 뒤 신장 질환이 발생해 5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사망자는 모두 70~90대 고령자다. 고바야시제약이 이 문제를 공식화한 지난 22일만 해도 입원 환자가 6명이었지만 벌써 114명으로 늘었다. 통원 치료를 받는 환자까지 포함하면 800명에 이른다. 고바야시 아키히로 고바야시제약 사장은 이날 오사카 시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문제로까지 커진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죄했다.

피해 규모가 급격히 확대됐지만 이 제품이 건강 문제를 일으킨 원인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섭취 후 신장 기능이 떨어져 건강 이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드러나지 않은 것이다. 붉은 누룩은 쌀 등 곡류 곰팡이의 일종인 홍국균을 번식시켜 만든 것으로, 홍국균은 곰팡이 독소인 시트리닌을 생성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고바야시제약은 해당 제품에서 시트리닌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일본 고바야시제약이 제조 및 판매한 붉은 누룩 건강식품. 마이니치신문 홈페이지 캡처


다만 이상 반응이 나타난 사람들 다수가 지난해 4~12월에 생산된 제품을 섭취했다는 점에서, 이 기간 제조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미지의 성분'이 들어갔을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추정한다. 가지타 이스케 고바야시제약 식품카테고리장은 '미지의 성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미 알려진 화합물로 인식하고 있다"며 "신장에 직접 악영향을 주는지는 아직 시험에 이르지 않아 정부 기관과 협력해 해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바야시제약의 홍국 원료를 쓴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고바야시제약이 지난해 생산한 홍국균을 사용한 기업은 170개 이상이다. 아직 원료가 들어간 식품 섭취 후 이상 반응을 보였다는 신고는 들어오지 않았지만, 기업들은 서둘러 회수에 나섰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식품업계에 고바야시제약의 홍국를 사용한 제품에 대한 회수 협력을 요청했다.

"소비자 안전보다 경제 이익만 생각"

28일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고바야시제약 공장 건물 모습. 오사카=EPA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2015년 아베 신조 정권 때 도입한 '건강기능성표시식품' 제도가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베 정권은 당시 식품 산업 활성화를 목표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기업은 소비자청에 기능성 정보만 제출하면 기능성표시식품이란 표현을 쓸 수 있다. 임상시험 데이터는 제출하지 않아도 되고, 정부는 별도 심사를 하지 않는다. 반대로 '특정보건용식품'은 국가 기관의 심사와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능성표시식품을 쓰는 것이 유리하다.

기능성표시식품 제도 도입 당시 정책검토회에 참석한 모리타 마키 소비생활컨설턴트는 도쿄신문에 "소비자 이익보다 경제를 위한 제도로, 안전성을 간과한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는 "안전성 확인을 사업자에게 맡겨도 되는 것인지 제도 자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홍국 콜레스테 헬프는 2021년 발매 후 지금까지 약 110만 개가 팔린 히트 상품이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552 ‘제자에 부적절 편지’ 교총 회장 사퇴 랭크뉴스 2024.06.27
3551 12시간 돌봄 체계 구축…올 하반기 유보통합 시범기관 100곳 도입 랭크뉴스 2024.06.27
3550 일행 친 골프공 맞아 숨지고 카트 추락도‥잇따르는 골프장 안전사고 랭크뉴스 2024.06.27
3549 합참 “다탄두 성공은 기만·과장…사진 조작 가능성도” 랭크뉴스 2024.06.27
3548 "미국 속국" "처신 제대로"‥한미일 훈련에 긴장 극대화 랭크뉴스 2024.06.27
3547 김진표 “尹, ‘이태원참사 조작 가능성’ 언급”…대통령실 “멋대로 왜곡” 랭크뉴스 2024.06.27
3546 '만 나이 통일법' 시행 1년…법제처 "혼란 줄어" 랭크뉴스 2024.06.27
3545 북, 다탄두 미사일 성공 주장…합참 “발사 실패 포장하려는 것” 랭크뉴스 2024.06.27
3544 야5당, 김홍일 방통위원장 탄핵안 발의…“2인 의결 자체가 위법” 랭크뉴스 2024.06.27
3543 헌재 "뒤늦게 알게 된 상속 청구권, 10년 제한은 위헌" 랭크뉴스 2024.06.27
3542 방통위, 다시 격랑 속으로…공영방송 이사 선임은? 랭크뉴스 2024.06.27
3541 무려 ‘12시간 돌봄’ 구축…‘유아교육·보육’ 통합학교 100곳 운영 랭크뉴스 2024.06.27
3540 이해인 “연인 사이” 성추행 해명…피해자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 랭크뉴스 2024.06.27
3539 “남한 노래·영화 유포했다고 공개 처형”…2024 북한인권보고서에 담긴 실상 랭크뉴스 2024.06.27
3538 "만화에나 나올 외모"…日여교사 아동학대 체포장면 달린 댓글 랭크뉴스 2024.06.27
3537 “핵무장 찬성” 무려 66%…미군 주둔 VS 핵보유 ‘양자택일’ 조사했더니 깜놀 랭크뉴스 2024.06.27
3536 "핵무장 찬성률 66%…대북제재로 北비핵화 견인 못해 64%" 랭크뉴스 2024.06.27
3535 “미국, 가자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에 9조원 안보 지원”··· 이례적 공개 랭크뉴스 2024.06.27
3534 도쿄돔 달군 뉴진스…"큰 무대서 팬과 함께해 꿈 같아" 랭크뉴스 2024.06.27
3533 김진표 “윤,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말해…깜짝 놀랐다” 랭크뉴스 2024.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