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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대비 엔화 값 34년 만에 최저
일본 정부, 시장 개입 가능성 시사


일본 정부가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래 당초 예상과는 달리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엔·달러 환율)은 152엔에 근접하며 3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달러화와 엔화가 놓여 있다. /뉴스1

28일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장 초반 엔화는 달러당 151.5엔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정오쯤 151.94엔까지 오르며 2022년 10월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후 한때 151.97엔까지 상승하면서 엔화 가치는 1990년 7월 이후 33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아졌다.

지난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한 이후 엔화가 약세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정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일본 대기업의 글로벌 사업 운영과 관광객 유치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입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일본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커진다.

‘심리적 저항선’인 150엔을 넘어서자, 일본 정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일본 재무성과 금융청, 일본은행은 이날 회의를 통해 “과도한 환율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시장 개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지난 2022년 엔·달러 환율이 151.95엔을 기록했을 때도 정부는 시장에 개입한 바 있다.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최근의 엔저는 투기적 움직임이 배경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높은 긴장감을 느끼고 외환시장 동향을 주시해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처하겠다”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기는 했지만, 추가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 엔화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무라 나오키 일본은행 심의위원은 “천천히, 하지만 착실하게 금융정책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면서 “이례적인 대규모 금융완화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통화정책 운용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닛케이는 “일본은행 안에서도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평가받는 다무라 위원이 정책 변경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라고 분석했다.

28일(현지 시각)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3.4%로 상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발표된 잠정치(3.2%)보다 0.2%포인트(P) 올라간 것이다. 고용 상황도 탄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17~2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일주일 전보다 2000건 줄어든 21만건으로 집계됐다.

엔화 가치 향방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엔화의 가치는 일본과 미국의 금리 차 궤적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 가치가 계속 하락하는 것도 시장에서 일본과 미국 간 금리 격차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일본 한 금융기관 간부는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고, 장기금리 조절 정책을 폐지하더라도 금융완화를 지속할 것이라는 발언을 계속한다면, 엔화는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일본 주요 증권사 노무라홀딩스의 크리스토퍼 윌콕스 기업금융 팀장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에는 엔화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엔화가 달러당 140엔까지 되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히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환율, 주가 등 자산 가격에 대한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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