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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임팩트 차이나 쇼크가 온다] <2> 이미 시작된 중국發 글로벌 생태계 교란
'시걸' 가격 포드의 4분의 1 수준
글로벌시장 장악하며 새 표준 구축
멕시코 통해 美 우회수출도 노려
中 전기차 위협 대선쟁점으로 부상

[서울경제]

미국의 자동차 회사인 포드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출시한 소형 전기차 ‘시걸’에 대해 “젠장, 너무나 훌륭하다”면서 “앞으로 중국 업체들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없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의 20~30%가 날라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팔리 CEO가 언급한 BYD ‘시걸’의 가격은 9698달러부터 시작하는데 이는 포드의 전기차 머스탱 마하-E(3만 9895달러)의 4분의 1 수준이다.



중국의 전기차가 파격적인 가격을 무기로 전 세계 시장을 점령하면서 ‘전기차 패권’을 노리는 미국에 공포감이 엄습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27일(현지 시간) “전기차와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중국의 과잉생산이 글로벌 시장 질서를 왜곡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리턴매치’가 성사된 올해 미 대선에서도 중국 전기차에 대한 정책적 대응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글로벌 투자 업계에서는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애플이 10년간 진행해온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포기한 반면 중국의 샤오미가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3년 만에 고성능 전기차를 내놓은 것을 양국 전기차 산업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산업은 △정부의 전략적 지원 △압도적인 배터리 기술 경쟁력 △꾸준한 내수 수요 등을 발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순수 전기차(BEV) 수출은 전년보다 70% 증가한 341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유럽 국가들에 수출됐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일부 상용 트럭을 제외하면 BYD와 같은 순수 중국 브랜드 자동차 판매는 전무하다. 미국이 중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는 27.5%에 달하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그대로 유지됐다. 시장 문턱이 이처럼 높은데도 중국 전기차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커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중국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며 가격을 왜곡하고 무시할 수 없는 새로운 표준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전기차들은 이미 유럽·멕시코·중동 등 핵심 시장에서 기반을 구축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더 큰 성장을 노리고 있다”고 짚었다.

둘째는 중국이 미국 시장에 접근하기 위한 ‘백도어(backdoor)’로 멕시코를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BYD는 멕시코를 미국 수출의 거점이자 새로운 내수 시장으로 삼고 연간 15만 대를 생산할 공장 부지 물색에 나선 상태다. BYD가 북미 교두보 확보에 성공하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따라 미국 시장에 사실상 무관세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처럼 중국 전기차의 위협이 고조되면서 올해 미 대선에서도 이 문제가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트럼프는 앞서 중국 전기차가 멕시코를 통해 미국에 유입될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바이든이 당선되면 ‘피바다(blood bath)’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측은 바이든의 급속한 전기차 전환 정책이 중국 전기차에 ‘축복’이 될 것이라며 자신은 ‘관세 폭탄’을 통해 중국 업체들이 미국 내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바이든은 중국 전기차가 성장하는 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미국 전기차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늘리고 중국 전기차는 안보 위협 평가 등을 통해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바이든은 지난달 상무부에 커넥티드 자동차에 대한 국가 안보 위협 조사를 지시했는데 추가 제재를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미국의 이 같은 강경 조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지위를 약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유럽 시장을 바탕으로 전기차 강국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자국 조선 업계와 협력해 수출 물량을 대폭 늘리고 있다. 미국제조업연맹(AAM)은 “값싼 중국 전기차의 미국 상륙은 미국의 필수 산업인 자동차 부문을 멸종에 이르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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