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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3월 월례회의서 작심 발언
李 "역량 쏟아도 피해자 보호 못 해"
민주당 "책임지지 않아" 에둘러 비판
이원석 검찰총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개최된 3월 월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가 '범죄자가 오고 싶어 하는 나라'로 전락한 것은 아닌가 하는 깊은 회의에 빠졌다."이원석 검찰총장

몬테네그로에 구금 중인 '테라·루나 사태' 주범 권도형(32)이 미국보다 낮은 형량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한국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작심 비판했다. 지난 정권이 추진한 검수완박의 결과로 "수사기관의 역량을 쏟아부어도 범죄에 제때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이유다.

이 총장은 2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월례회의에서 최근 송환 문제로 주목받고 있는 권씨 사건과 대구지검 상주지청 등 격려 방문 일정에서 만난 피해자 사례를 언급하며 검수완박을 거론했다. 이 총장은 전날 상주지청 방문길에 강도상해로 8년간 투병하다 사망한 범죄 피해자 가족이 운영하는 갤러리를 방문해, (다른)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사례를 귀담아들었다.

그는 "범죄자와 피해자의 극명히 대비되는 두 사례를 살펴보면서 70여 년간 유지돼 왔던 형사사법시스템이 국민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쟁의 결과물'로 전락했던 '검수완박' 입법이라는 참담한 시기를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021년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부여한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과 2022년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검수완박법'을 관철했다.

이 총장이 검수완박을 비판한 건 해당 입법 이후 범죄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그는 "(검수완박 이후) 적기에 효율적으로 범죄에 대응, 피해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해 공동체를 지키는 역할과 기능이 현저히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어 "형사사법시스템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쉽게 고치고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누구도 국민의 피해에 책임을 지지 않았고, 망가진 제도를 복구하려고 하지 않았다"며 민주당을 에둘러 비판했다.

아울러 현행 사법시스템 진단 및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총장은 "고소인·피고소인 등 사건관계인은 물론 검찰, 경찰, 변호사 모두 사법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신뢰하지도, 만족하지도 못하는 게 엄연하고 냉정한 현실"이라며 "사법시스템이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범죄자에게 유리하도록 잘못 설계돼 있는 건 아닌지 심각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 구성원들을 향해서는 "형사사법시스템은 범죄자를 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면서 "불완전한 제도와 법령하에서일지라도 우리의 책무와 소명은 다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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