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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미사이언스 주총서 임종윤⋅종훈 형제 이사회 입성
OCI 통합 경영권 갈등...사실상 형제 측 승리
신동국 회장 지지에 40.57%
친인척 직접 설득하며 3.1% 확보
“한미그룹을 승계할 사람이 누구인지 인정한 것”

(왼쪽부터)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전 사장과 임종훈 한미약품 전 사장이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개최된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가 끝나고 악수를 하고 있다. /허지윤 기자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고 한다. 그런데 부모가 자식을 이기려다 낭패를 봤다.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이 말이 통했다.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형제는 어머니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측에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다. 처음 두 형제가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을 예고한 신호탄인 주주제안권을 요구했을 때만 해도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의 지분율이 형제를 압도했다. 그런데 왜 모녀는 패배를 했을까.

제약업계에서는 이번 주총에 본격적인 모자와 남매 간 대결이 되면서 패배는 예견했다고들 말한다.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은 지난 1월 OCI그룹과 한미그룹의 통합 발표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룹 간 통합’ 이라는 방식도 국내 산업계에서 이례적이었고, 이종산업이 합병하는 것도 유례가 없었다. 양측의 통합을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빠르게 추진됐다.

송 회장의 아들들이자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과 차남인 임종윤 종훈 형제는 “결정에서 배제됐다”며 법적대응을 시사했다. 형제는 1월 통합 발표 직후 개인 최대주주이자 ‘캐스팅 보터’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신 회장은 첫 만남에서는 “한미와 OCI그룹 통합은 반대하지만, 가족간 불화를 봉합하는 게 먼저”라고 돌려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신 회장은 두 번째 만남에서 “더 이상 주주가치를 훼손시키는 것을 볼 수 없다”며 형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신 회장이 임 부회장과 이우현 OCI그룹 회장을 직접 만난 이후에 내린 결정이었다. 신 회장은 이 결정을 내리기 전날에는 직접 한미사이언스 본사를 찾아가 임 부회장을 만났다.

임종윤(왼쪽)·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 회장의 지분이 투입된 형제의 우호지분은 40.57%까지 올라가며 모녀 지분을 잠시 압도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모녀 측은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찬성 의견을 받아내며 우호지분을 42.09%까지 다시 끌어올렸다.

이날 의결권 표 대결에서 형제 측은 45.6%의 찬성표를 이끌어 냈다. 형제 측 우호지분이 45.6%까지 늘어난 것은 지분율 3.1%을 친인척들이 표를 몰아주고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얻어낸 것이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 경영진인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형제의 능력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도 있다. 형제가 정기 주주총회에 이사 후보 5명 추천 안건을 올리며 이사회 장악을 시도한 것은 2월이다. 형제는 지난주까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사장 자격을 유지했다. 형제는 이 시기에 친인척들을 직접 찾아다녔고, 실력있는 홍보대행사와 의결권 대행기관을 선점해 소액주주 표심 확보에 나섰다.

임종윤 전 사장은 기관 투자자의 표심을 좌우하는 한국ESG평가원과 같은 의결권 자문사, 국민연금공단을 직접 방문해 ‘새 경영진에 힘을 실어달라’고 부탁했다. 형제는 OCI그룹과 한미약품 그룹의 통합이 부적절한 이유를 사례를 들어가며 조목조목 지적했다.

막판에 국민연금이 모녀의 손을 들어주면서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지분 경쟁이 팽팽하게 전개됐지만, 형제의 호소에 소액주주들은 결국 마음을 연 것으로 보인다. 실력 있는 의결권대행사를 미리 선정한 것도 주효했다. 형제 측 관계자는 “주총 시뮬레이션을 했을 때 표 대결에서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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