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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왼쪽)·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 연합뉴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을 놓고 3개월간 이어진 한미약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임종윤·종훈 형제 측 승리로 일단락됐다. 이로써 ‘이종 기업 간 결합’으로 재계의 이목을 끌었던 OCI와의 그룹 통합은 무산됐다.

28일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열린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종윤·임종훈 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임종윤 형제 측이 추천한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와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 교수, 사봉관 변호사도 이사로 선임되며 임종윤 형제 측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하게 됐다. 통합을 추진한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 측이 제안한 6명 후보의 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1월 소재·에너지 전문 OCI와의 통합을 결정하고 지분을 맞교환해 통합 지주사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임종윤 형제가 이에 반발, OCI와의 통합을 추진한 모친 송 회장 및 누이 임 부회장과 대립해왔다.

주총 전날까지만 해도 형제 측은 지분 확보 등에서 다소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 공개 우호 지분이 송 회장 측보다 다소 열세였고, 캐스팅보터로 불리던 국민연금공단도 송 회장 측을 지지했다. 게다가 형제 측이 OCI와의 통합에 반대하며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까지 기각되면서 판세가 송 회장 측으로 기우는 듯했다.

이날 오전까지 알려진 지분은 모녀 측 약 43.0%, 형제 측은 약 40.57%로 모녀 측 지분이 다소 웃돌았다. 신 회장 측 지지를 밝힌 한미사우회(0.33%)를 제외하고 이날 주총 의결에 참여한 소액주주 등 지분은 4.5% 정도로 파악된다.

결국 소액주주 대부분이 임종윤 형제 쪽에 표를 주면서 역전극이 펼쳐진 것이다.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이 형제 측을 지지한 가운데 이종 기업 간 통합에 대한 의구심, 송 회장 경영 시기에 주가가 하락한 데 대한 불만 등이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흔든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8월 임성기 창업주 별세 이후 송 회장이 회사를 이끌며 그해 연말 7만~8만원대였던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지난해 한때 3만원대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소재·에너지 중심 기업인 OCI와의 ‘이종 기업’ 간 결합 역시 국내 기업사에 유례없는 일로 주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한 것도 이번 결과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소액주주는 “오너일가의 분쟁과 이종 간 통합에 대한 불안 등으로 마지막까지도 고민을 했다”며 “기업의 확장·발전 가능성에 대한 희망도 있지만 결국 변수가 적고 주주가치를 고려해 형제 측에 투표했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 직후 OCI는 통합 중단 방침을 알렸다. OCI홀딩스 측은 “주주 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며 “앞으로 한미약품의 발전을 바란다”고 밝혔다. 한승우 한미약품 이사는 “한미사이언스 주주님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한미사이언스 주총장에 입장하는 임종윤·종훈 형제. 연합뉴스


이날 주총은 개회가 3시간 넘게 지체되면서 현장에는 주주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또 임종윤 전 사장이 등기이사가 아닌 신성재 한미사이언스 전무가 송 회장을 대신해 주총 의장을 맡은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수원지방법원에서 나온 검사인 참석하에 위임장 집계와 확인으로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주총에는 임종윤 형제와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참석했지만,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불참했다.

OCI와의 통합을 저지한 임종윤 형제로선 앞서 1조원 투자 유치를 통한 바이오 의약품 수탁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만큼 재원 마련이 시급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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