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수많은 방문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작 ‘모나리자’가 세계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걸작으로 선정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작품 관람을 위해 수많은 인파를 견뎌야하는 것이 주요 이유로 꼽혔다.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온라인 쿠폰 사이트 쿠폰버즈가 세계 100대 예술작품과 각 작품을 소장한 박물관에 대한 리뷰 1만8176건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실망하다’, ‘과대평가’ 등과 같이 부정적 키워드를 사용한 리뷰와 ‘놓칠 수 없는’, ‘과소평가’ 등의 긍정적 키워드를 사용한 리뷰를 기준으로 집계했다.

그 결과 ‘가장 실망스러운 걸작’ 1위에 모나리자, 2위에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상’이 꼽혔다. 두 작품 모두 현재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각 작품에 달린 리뷰 중 모나리자는 37.5%,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상은 34.5%의 리뷰가 부정적 평가를 담고 있었다.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줄을 선 방문객들. 휴대폰을 높이 들고 작품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 작품에 부정적인 리뷰를 남긴 작성자들은 주로 인파를 그 이유로 들었다. 실제 루브르 박물관에서 모나리자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구름떼처럼 운집한 관람객 속에서 20여분을 기다려야한다. 자신의 차례가 오더라도 작품과 통제선 사이에 간격이 벌어져 있어 제대로 감상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상 역시 작품 앞에 항상 사람들이 붐빈다. 한 관람객은 해당 작품 리뷰에 “작품보다도, 줄을 서고 밀고 밀치는 것을 좋아한다면 루브르 박물관을 좋아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쿠폰버즈는 “부정 평가의 대부분은 작품 자체가 아니라 감상하는 경험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며 “위대한 예술 작품의 상당수는 무질서한 군중을 끌어들이면서 동시에 부정 평가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문객들로 붐비는 루브르 박물관 안

지난해 파리 루브르 박물관 방문객 수는 총 890여만명에 달한다. 박물관 측은 더 나은 작품 관람을 위해 지난해부터 하루 방문객 수를 3만명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루브르 박물관에 방문한 최아영(21)씨는 “작품 감상 시간보다 감상을 위해 대기한 시간이 훨씬 길었다.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겠다며 모두 휴대폰을 높이 들어올려 작품 감상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작품을 더 집중해서 관람할 수 있도록 관람객 수나 대기 줄을 관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황민주 인턴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