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물류망 3조 투입
쿠팡이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의 한국 공략을 저지하기 위해 대반격에 나선다.
쿠팡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3조원 이상을 투자해 ‘로켓배송’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27일 밝혔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한국에 3년간 투자하기로 한 1조5000억원의 2배 규모다.
쿠팡은 앞으로 3년간 신규 풀필먼트(통합물류센터) 확장과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3조원을 투자한다. 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뜻하는 이른바 ‘쿠세권’을 현재 전국 70%에서 88% 이상으로 늘려 5000만여명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로켓배송망 확대를 위해 쿠팡은 경북 김천과 충북 제천, 부산, 경기 이천, 충남 천안, 대전, 광주, 울산 등 8곳 이상 지역에서 신규 풀필먼트 착공과 설비 투자에 들어간다. 광주와 대전은 올해 풀필먼트 운영을 시작하고, 부산과 이천은 올해 2분기, 김천은 3분기, 제천은 4분기에 각각 착공할 계획이다.
쿠팡은 이와 함께 로켓배송 지역을 순차적으로 늘려 2027년에는 사실상 ‘전국 인구 100% 로켓배송’을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쿠팡은 지금까지 6조2000억원을 물류망 구축에 투입,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곳의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쿠세권을 전국 260개 시군구 중 182개(70%)까지 늘렸다. 투자 계획에 따라 쿠세권이 확대되면 2027년부터는 230여개(88% 이상) 시군구에서 로켓배송을 이용할 수 있다. 인구수로 따지면 국민 5130만명 가운데 5000만명이 넘는 규모다.
쿠팡은 로켓배송이 확대될 지역 대부분이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이기 때문에 지방 인구소멸 대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는 중국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이른바 ‘C커머스’(China+e커머스) 업체들이 무서운 속도로 한국 시장을 침투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책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의 공세가 매섭다.
이날 쿠팡이 3조원 투자 계획을 내놓자마자 알리익스프레스는 ‘K베뉴’ 입점사의 수수료 면제 정책을 오는 6월까지 지속하고 국내 판매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