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인천 미추홀구 인하 문화의 거리에서 심재돈(왼쪽) 동·미추홀갑 후보, 윤상현 동·미추홀을 후보와 함께 손을 잡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 공약을 발표하면서 “4월 10일은 여의도 정치를 끝내는 날, 미래 정치를 시작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이병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의사당 세종시 완전 이전’ 공약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4·10 총선이 정확히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서울과 충청권 표심을 둘 다 노린 포석이다. 한 위원장은 국회의 세종 이전이라는 공약을 통해 ‘여의도 정치 종식’ 메시지까지 담았다. 한 위원장이 기존에 내놓았던 정치개혁 어젠다를 마무리하는 의미도 담겼다. 다만 한 위원장이 꺼내 든 국회 세종 이전 카드가 얼마나 총선 판세를 뒤흔들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회의 세종 이전으로 세종시를 미국의 워싱턴DC처럼 정치·행정의 수도로 완성하고, 여의도 등의 개발 제한을 풀어 서울 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한 위원장은 특히 세종 등 충청권을 겨냥해 국가균형발전 촉진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혜택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세종으로 이전한 국회 부지에 대해 “서울의 새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여의도 국회의사당 건물은 그 역사적 상징성을 감안해 원형을 유지하면서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이나 영국 테이트 모던 같은 세계적 전시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이 맘껏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도제한 규제 완화와 랜드마크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의도 인접 지역뿐 아니라 한강벨트 표심을 뒤흔들겠다는 포석이다.

한 위원장은 국회의 세종 완전 이전과 관련해 ‘여의도 정치문화 청산’과 ‘행정 비효율 해소’ 등의 의미도 부여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처음 던진 ‘행정수도 이전’ 이슈를 한 위원장이 선제적으로 받아 나선 만큼 이슈 선점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 세종 완전 이전 카드가 총선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야권이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수도권 표심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효과가 클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는 “국민의힘이 터닝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승부수를 던지기는 했지만 과거 행정수도 이전 논란 때처럼 호불호가 엇갈리는 쟁점 사안이기 때문에 마냥 긍정적 효과만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야권에서는 과거 국민의힘 전신 보수 정당들이 줄곧 ‘관습헌법’ 등을 이유로 행정수도 이전에 미온적 입장을 보였던 점을 들어 “전형적인 선거용, 국면전환용 공약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국민일보

이종선 기자([email protected]) 구자창 기자 김이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