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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을 선언했습니다. 쿠팡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에게 '배달비 무료'를
제공한다는 건데요. 우선, 배달 형태를 '한집 배달'과 '무료 배달'로 나눕니다. 음식점에서 주문지로 바로 가는 '한집 배달'은 여전히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배달비가 있지만, 몇 집 들러 우리 집에 오는 경우엔 '무료 배달'을 해준다는 겁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반갑지 않을 수 없죠. 건당 몇천 원씩 하는 배달비를 없애준다니, 배달 횟수가 더 많아질 것 같기도 하고요.

당장 주문해 봤습니다. 어라? 배달비 4천 원이 청구됐습니다. 분명히 26일부터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을 한다고 했는데 말입니다. 언론기사에서도 봤고, 해당앱에서도 '무료 배달' 광고를 봤습니다. 궁금한 마음에 고객센터로 문의해 보았는데요.

"(무료배달) 적용 불가로 문의 주시는 고객님들이 많으셔서… 죄송합니다."

결론은 '무료 배달, 우리 동네는 안된다' 였습니다. 순차적으로 '무료 배달'을 활성화하고 있는데, 이달 안으로는 어렵다는 답변이었습니다. 대대적인 광고를 했던 탓에 고객센터엔 관련 문의전화가 많았던 모양입니다.

"저희가 어제(26일)부터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긴 했으나, 현재 순차적으로 적용 중이어서 아직 활성화가 되지 않으신 고객님들도 계세요. 지금 적용 불가로 문의 주시는 고객님들께서 많으셔서... 저희가 최대한 시간 양해를 구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담당 부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자세하게 좀 안내를 드리고 싶은데 저희도 전달받은 내용이 없어서…"

순차 적용 중이라는 상담사의 설명에 다시 한번, 처음 광고 배너를 확인해봅니다. 아주 작은 글씨로 '순차 적용'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소비자 불만과 문의가 너무 많았던 탓인지 이후 순차 적용은 굵은 글씨체로 바뀌었는데요.


■보도자료가 잘못했다?

쿠팡은 지난 18일, <고물가 시대, 쿠팡이츠 '무제한 무료 배달' 시작>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다음은 그 내용 중 일부입니다.

쿠팡이츠는 배달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쿠팡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 배달’이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오는 26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쿠팡이츠 와우혜택은 음식 가격을 할인해주는 와우할인이 무제한 무료 배달로 전환 개편된다. 음식배달 주문에 허들이 되었던 배달비를 아예 없애 고객들의 물가 인상 고통을 덜어주고 외식업주들은 추가비용 부담 없이 매출 증대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 쿠팡이츠 와우혜택은 수도권과 광역시에 이어 충청, 강원, 경상, 전라도 주요 지역과 제주도 제주시 등 적용 지역에서 이용 가능하다. …

보도자료 어디를 읽어봐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대신 첨부된 배너에만 작은 글씨로 순차 적용된다고 표시돼 있었습니다. '무제한 무료 배달, 26일부터 시작', '고객 배달비, 쿠팡이 100% 부담해 배달비 ‘0원’' 과 같은 문구만 강조돼 있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다수의 기사에서 '순차적인 적용'이라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고, '26일부터 무료 배달'이라는 내용만 부각됐습니다. 소수의 기사에서만 '순차 적용'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의 선택권은 중요하다… 제대로 알려야!

또 하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대목이 있습니다. '와우할인이 무료 배달로 전환 개편된다'는 부분입니다. 이를 토대로 쿠팡이츠가 멤버십 회원들에게 제공하던 가격 할인을 없애고 무료 배달을 제공한다는 기사가 다수 쏟아졌는데요.

- 기존 음식 가격의 10% 할인 서비스 제공을 종료하는 대신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 기존 음식 가격의 10% 할인 서비스에서 무료 배달로 서비스를 전환했다.
- 한집 배달은 지금까지 받던 와우할인 10% 혜택도 사라진다.
<기사 내용 중>

사실이 아닙니다. 멤버십 회원은 무료배달 또는 10% 할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존 회원의 경우, 5월 31일까지 '무료 배달' 대신 '10% 할인'을 선택할 권한이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파급력이 큰 광고를 하려다 보니, 사실 자체를 오인하게 만들어 버린 건데요.

"여러 가지 사정 있다 … 일주일 내에 무료배송 가능할 것"

쿠팡 관계자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26일부터 전체 시행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앞으로 일주일 내에는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순차적으로 시스템을 전환하고 있는만큼 4월 초순엔 서비스 가능 지역에서 모두 '무료 배달'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지난달 음식 배달앱 사용자 수 점유율은 22.72%로 2위인 '요기요' 와 격차를 바짝 좁혔습니다. '요기요'의 지난달 점유율은 23.85%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음이 너무 급했던 것 아닐까요?
때문에 소비자들도 혼선을 겪고 고객센터 상담사 분들도 괜한 고생을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 손해 보는 장사는 없습니다

당장은 음식점과 소비자 모두에게 나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배달비는 음식점과 소비자가 나눠 내는 구조였는데, 이중 소비자의 몫을 플랫폼이 대신 내준다는 거니까요. 쿠팡은 절대 음식점들에 추가 배달비 부담이 돌아가진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음식점들은 걱정이 큽니다. 지금이야 시장을 넓히려고 그런 마케팅을 펼친다지만, 일정 기간이 끝나면 결국은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건데요.

멤버십 비용이 오르거나 최소주문금액의 기준이 높아져 결국은 소비자가 그만큼 부담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민간 기업들이 결코 손해 보는 장사를 할 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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