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DB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에서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양당의 후보들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맞붙는 수도권의 ‘3자 대결’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우세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계속 발표되는 데 대한 대응책이다. 그러나 두 당은 공식적으로는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선을 긋고 있다.
후보 단일화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지역구는 경기 화성을과 화성정, 용인갑, 남양주갑 등이다. 이들 지역구에서는 개혁신당의 이준석(화성을), 이원욱(화성정), 양향자(용인갑), 조응천(남양주갑) 후보가 거대 여야 후보들과 다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에서는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단순히 지역구 몇 석 챙기기를 넘어 수도권 전체 선거에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후보 단일화 움직임과 관련해 물꼬를 튼 것은 개혁신당이었다. 양향자 개혁신당 후보는 지난 25일 TV조선 유튜브에 출연해 “정당을 빼고 경력을 놓고 국민의힘 이원모 후보와 (단일화 경선을)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도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있다면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그런 시도도 안 해보고 가만히 앉아서 패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27일 양 후보의 제안에 대해 “여러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천하람 개혁신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혁신당 선대위는 국민의힘과의 단일화나 (국민의힘으로의) 복귀에 결단코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후보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역구 선거를 뛰는 후보로서 그런 문제를 생각할 여력이 없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도 “‘당 대 당’ 차원의 후보 단일화는 전혀 없을 것이며 후보 단일화를 먼저 제안할 의향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당에서 후보 단일화 필요성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수도권에서 1석이라도 더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정부와 의사단체 간 갈등과 이종섭 주호주 대사 논란 등 여러 악재가 겹치는 상황에서 개혁신당과 후보 단일화를 이뤄낼 경우 중도 보수 표심을 끌어올 수 있다는 전략적 계산을 하고 있다.
개혁신당도 조국혁신당에 밀려 제3지대에서 크게 고전하고 있다. 개혁신당은 제3지대에서 가장 많은 43명의 후보를 지역구에 공천했으나 현재까지 당선 가능성이 큰 후보는 거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두 당은 공식적인 차원의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지역구 상황에 따라 개별적인 단일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개별 후보 차원에서 단일화를 추진할 경우 막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한 개혁신당 후보도 “승리가 가능성이 계속 낮아질 경우 후보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