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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 앵커 ▶

동물원과 수족관을 열려면 일정한 조건을 갖춰서 허가를 받도록 한 '동물원수족관법',

열악한 환경에 놓인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시행된 지 석 달이 지났는데요.

법 시행 전에 문을 닫은 동물원엔, 지금도 많은 동물이 남겨져 있습니다.

남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대구의 한 대형 복합쇼핑몰.

지하로 내려가자, 지난해 11월부터 휴업 중인 실내 동물원이 나옵니다.

캄캄한 실내에서 여러 동물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뒤섞여 울립니다.

관리비 체납으로 최소한의 전기만 공급돼 실내등은 꺼진 상황.

부분 조명만 들어온 우리로 다가가자, 좁은 유리장 안에 갇힌 사자 두 마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김규태/경북대학교 수의학과 교수]
"눈에 초점도 별로 없고 이렇게 멍해 보이죠. 한 곳에만 그냥 뭐 별 의미 없이 시선만 두고 있는 것 같잖아요. 맹수라고 하는 그런 게 안 보이잖아요."

수사자 다리에는 붉은 상처가 커다랗게 도드라져 있고, 발과 복부 곳곳에서도 비슷한 상처가 눈에 띕니다.

미어캣들은 추위를 피하려는 듯 여러 마리가 서로 껴안고 있습니다.

여우원숭이들도 서로 감싸 안은 채 움직임이 없습니다.

[김규태/경북대학교 수의학과 교수]
"2455 여기도 지금 추워서 저렇게. 안에 난방이 전혀 안 되는 것 같아요."

따뜻한 곳에 사는 아프리카펭귄들은 물에는 들어가지 않고 작은 온열기 앞에만 모여 있습니다.

원숭이와 사막여우는 끊임없이 좌우를 오가며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하이에나는 쉴 새 없이 울어댑니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나타나는 정형행동으로 보입니다.

현재 이곳에 남아있는 동물은 58종 271마리.

햇빛과 바람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대부분 배설물이 쌓여있는 불결한 환경에 노출돼 있습니다.

그나마 일주일 전 새로 온 사육사 부부가 최소한의 수고료만 받고 동물들을 돌보면서 나아진 상황입니다.

[사육사(음성변조)]
"관리가 좀 제대로 안 돼 있었어요. 아이들도 똥밭에 있고. 상처 난 애들도 있었고 온도하고 안 맞아서 좀 추위에 떠는 애들도 있었고."

관할 지자체인 대구시는 동물원 휴업 이후 7차례에 걸쳐 현장점검을 실시했지만 다친 사자에 대한 치료를 요청한 것 이외에는 모두 '특이사항이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운영자는 코로나 이후 수익이 악화 돼 문을 닫은 와중에도 동물들을 돌보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며, 올여름 경북 고령에 새로 생기는 동물원에 동물을 모두 기증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00동물원 대표]
"미관상 조금 지저분해 보이는 부분이 있을 수는 있으나. 동물을 굶기거나 뭐 이렇게 동물에 이제 방치해 놓는다든지 급수를 하지 않는다든지 이런 경우가 전혀 없었다는 거예요."

하지만 고령군은 현재 건설 중인 동물원은 없다며, 허가 신청 서류조차 접수된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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