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다리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화물선 충돌 이후 무너지고 있다. 미국 ABC 뉴스 유튜브 캡처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에서 화물선 충돌로 다리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구조 당국은 이 사고로 다리 위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8명이 추락했고, 이 가운데 6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미국 AP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 30분쯤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다리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에 싱가포르 국적 선박이 충돌하면서 길이 1.6마일(약 2.6㎞)에 달하는 이 다리 일부가 붕괴했다. 당시 영상을 보면 선박이 충돌한 지 불과 몇 초 만에 다리 일부가 강으로 맥없이 추락했다. 추락 이후 검은 연기가 치솟기도 했다.

이 사고로 다리 위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8명이 추락했다. 2명은 구조됐지만 6명은 실종 상태다. 구조된 한 명은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애초 구조 당국은 최대 20명을 수중 수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를 수정했다. 교통량이 많지 않은 새벽 시간대였고, 선박이 충돌 전 조난 신고를 해 차량 출입 통제가 이뤄지면서 대형 참사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교각과 충돌하면서 선박에도 화재가 발생했으나 곧바로 진화돼 선원 22명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구조 당국은 이번 충돌을 '대규모 사상자 사고'로 규정했다. 경찰은 테러 정황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다리 붕괴와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브랜던 스콧 볼티모어 시장은 "다리가 저렇게 무너지는 것을 실제 볼 것으로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며 "생각할 수 없는 비극"이라고 말했다.

'키 브리지'라고도 불리는 이 다리는 퍼탭스코강 하구에 있는 볼티모어항 외곽을 가로지르며 695번 고속도로가 지나고 있다. 다리 이름은 미국 국가인 '스타 스팽글드 배너'를 작사한 시인 이름을 땄다.

한국일보

조아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