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 때 ‘파테크’ 신조어 등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 채소 매장에서 파 등 채소 물가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875원 대파값’ 발언이 고물가 상황 등과 맞물리며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이 기상 상황 등을 원인으로 들며 “지난 정부에서도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야당은 “또다시 남 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26일 누리집 ‘사실은 이렇습니다’에 글을 올려 ‘대파 등 농축산물 가격 상승이 정부 정책 실패 때문’이라는 야권의 지적에 “채소류는 가뭄·장마·폭설 등 기상상황에 매우 민감하고, 대파는 주 산지가 순환돼 일부 지역 피해 파급력이 높다”며 “지난 정부 시기인 2020년∼2022년에 채소류 가격이 가장 높은 흐름을 보였다. 2021년 3월 평균 소비자 가격이 6981원까지 상승해 ‘파테크’, ‘반려 대파’와 같은 신조어가 유행했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물가 고공행진 속 대파 한 단(1㎏)의 평균 가격은 3천~4천원대를 오가고 있지만, 해당 마트는 윤 대통령 방문을 앞두고 가격을 내린 터였다. 이에 대통령실은 “하나로마트 양재점이 대파를 875원으로 판매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물가 안정 정책이 현장에서 순차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할인 전 4250원에서, 납품단가 지원 2천원, 자체할인 1천원, 농축산물 할인지원 375원이 적용돼 최종 판매 가격이 875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대파 한 단에 875원’이라는 가격을 합리적이라고 말한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대한 비판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었지만, 관련한 해명은 없었다.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수정 국민의힘 경기 수원정 후보는 지난 25일 제이티비시(JTBC) 유튜브에서 “대파 한 봉지에 몇 뿌리가 있느냐에 따라 액수가 달라진다. 875원은 한 뿌리 얘기하는 것”이라고 두둔해 논란이 확산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유튜브에서 “국민들은 물가가 비싸서 죽겠는데 대통령은 875원이 합리적이라고 하고, 이수정 후보는 한 뿌리라고 국민들을 약올리고 있다”며 “대파전쟁 시즌2가 시작되는 것 같다. 제2의 ‘바이든-날리면’ 사건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대통령실 해명을 두고도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언제까지 남 탓으로 허송세월할 건가. 국민이 화가 난 것은 대파 가격이 아니라 물가 관리를 포기한 대통령의 무책임”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