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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이사가 26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바이오 제약사인 셀트리온이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총액 한도를 9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대폭 확대하는 안건을 논란 끝에 통과시켰다. 지난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하면서 이사가 늘어난 데 따른 조처라지만, 상승 폭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 엘지화학, 에스케이(SK)텔레콤 등 주요 대기업들은 올해 주총에서 이사 보수 총액 한도를 낮추고 있다.

셀트리온은 26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을 처리했다. 이사 보수총액 한도를 기존 9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늘리는 내용의 안건이었다. 신민철 셀트리온 관리부문장(사장)은 이날 “지난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합병하면서 두 회사 이사회가 통합 재구성됐다”며 “두 회사 합산 이사보수 실적은 112억원으로, 셀트리온 단독 이사보수 한도인 90억원을 넘어서기 때문에 이사보수 한도 증액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이사 보수 한도를 200억원으로 책정한 것을 두고서는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사 기업인당 평균보수 수준을 고려해 그 평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임원 보수를 높이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급할 수 있는 보수 총액) 한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이 지난해 지급한 이사 보수 총액은 56억원이었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해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하면서 기존 9명이던 이사는 12명으로 3명 늘었지만, 보수 총액 한도는 110억원이나 늘었기 때문이다.

오윤석 셀트리온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주요 대기업은 임원 보수 한도를 줄이는 추세”라며 “이런 안건이 통과되면 주가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도 “보수 한도 수준이 보수금액에 비춰 과다하거나, 보수 한도 수준 및 보수금액이 경영성과 등에 비춰 과다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해당 안건에 반대했다.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주총 의장을 맡은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이사는 120억원 이하로 이사 보수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장남인 서 대표이사는 이날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자본잉여금의 주주 환원을 놓고 주주들과 서정진 회장이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한 주주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으로 순자산 6조원이던 회사가 20조원으로 늘었는데, 자본잉여금이 많이 쌓인 만큼 배당을 확대할 계획이 없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미국에서 화상으로 주총에 참여한 서 회장은 “자본 잉여금이 쌓였다고 무조건 주주에게 돌려주면, 회사 미래는 다 사라진다. 회사도 미래에 투자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고, 주주환원 제고를 위해 꾸준히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계속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서 회장 목소리가 높아지자, 한 주주는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며 “주주가 거슬리는 발언을 했더라도 회장은 부드럽게 답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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