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이탈로 의료공백이 장기화 하고 있는 지난 25일 대구 한 대학병원 외래 진료 대기실 TV에 전공의 공석으로 진료가 지연된다는 안내문이 송출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한 달 넘게 집단 의료현장을 이탈한데 이어 지난 25일부터 의대 교수들마저 집단 사직의사를 밝히자, 간호사 등 의료진으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전공의 복귀와 교수 사직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26일 ‘의사 진료거부 직격탄 맞은 수련병원 노동자들의 호소’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어 “그야말로 인력운영 대란”이라며 “전공의들의 진료 거부로 정상적인 의료인력 운영체계가 무너지고, 고도의 전문성·숙련성·책임성이 요구되는 업무가 파행 운영됨에 따라 의료현장에선 언제 어떤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는 전공의 진료거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환자들이 치료의 골든 타임을 놓쳐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비상경영체계에 돌입한 수련병원들이 그간 의료현장을 지켰던 병원 노동자들을 무급휴가와 연차휴가를 강제로 사용하게 하고 나아가 임금체불 위협까지 내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는 간호사 고충도 심각하다”며 “아무런 교육·훈련도 받지 않은 일반 간호사들이 하루아침에 의사업무를 대신하고 있고 불법의료행위인 줄 알면서도 반강제적으로 의사업무를 떠맡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이에 노조는 집단진료거부에 나선 전공의·의대교수들에게 현장 복귀를 촉구하는 동시에 정부를 향해 “의사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강압 조치를 전면 중단하고 실질적인 대화에 착수하라”고 했고, 수련병원에 대해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의 열악한 근무여건과 진료환경 개선 대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또 4월 총선을 앞두고 “진료 정상화와 필수·지역·공공의료 살리기 해법 마련을 위한 실질적 대화 자리 마련에 모든 정치력을 총동원하라”고 촉구했다.

한겨레

김해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