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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가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냈지만, 아직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러스트=챗GPT 달리

온라인 신선식품 판매 업체 오아시스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기업공개(IPO)에 착수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비교기업으로 볼 만한 쿠팡이 매출액 증가에도 주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오아시스 역시 원하는 몸값을 시장에서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75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오아시스는 동종 업체들 가운데 이례적으로 흑자를 내는 회사인데,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17배 늘어난 138억원을 기록했다.

호실적과 함께 업계 일각에서는 오아시스가 IPO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초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며 한 차례 상장을 철회한 바 있는데, 이 같은 실패를 딛고 올해 다시 증시 입성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오아시스 내부 사정에 정통한 IB 업계 관계자는 “상장 주관사를 기존(NH·한국투자증권)대로 유지할 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올해 안에 상장을 추진할 계획은 없는 걸로 안다”며 “1~2년은 지나야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아시스의 IPO를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장애물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UCK파트너스가 갖고 있는 상장 비토(거부)권이다. UCK파트너스는 프리IPO 투자를 하면서 오아시스의 몸값을 8000억원으로 산정했으며, IPO를 하려면 최소 9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최대 1조2500억원(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 기준)의 기업가치를 제시하며 상장에 도전했었다. 그러나 기관 수요예측에서 투자자들이 인정한 몸값은 6300억원에 불과했고, 결국 상장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IB 업계에서는 오아시스가 9000억원 이상의 몸값을 인정받는 게 여전히 불가능하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오아시스가 국내 기업인 만큼, 기본적으로 쿠팡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현재 쿠팡의 기업가치 대비 매출액(EV/SALES)이 1배를 조금 넘는 수준인데, 이를 오아시스에 적용한다면 매출액 6000억~7000억원은 내야 몸값 9000억원을 인정받을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오아시스가 지난해 기업가치 산정에 사용했던 EV/SALES 방식은 회사와 산업의 성장성을 반영할 수 있는 매출액 기반 계산식이다. 당시 오아시스는 아르헨티나 기반의 온라인 커머스 및 핀테크 업체 ‘메르카도리브레’,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플랫폼 및 게임 퍼블리싱 업체 ‘씨 리미티드’, 그리고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 미국의 수공예품 판매 업체 엣시를 비교기업으로 삼았으며, 평균 EV/SALES 배수를 3.77배로 계산해 자사에 대입했다.

비단 쿠팡뿐 아니라 비교기업으로 선정됐던 나머지 기업들의 밸류에이션도 오아시스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쿠팡의 EV/SALES는 1.36배에서 1.19배로 내려갔으며, 엣시는 6.69배에서 3.37배로 급락했다. 씨 리미티드는 2.34배에서 2.31배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메르카도리브레만 유일하게 4.7배에서 5.61배로 의미 있게 상승했다.

만약 오아시스가 이들 기업을 그대로 비교기업으로 삼는다면, EV/SALES 평균치는 3.12배로 기존 배수(3.77배)보다 오히려 더 낮아진다. 연 매출액이 4086억원에서 4754억원으로 늘었음에도, 이를 토대로 기업가치를 다시 계산하면 평가 시가총액이 작년 상장 추진 시(1조6224억원·할인율 적용 전)보다 낮은 1조5741억원으로 작아진다. 이런 상황에 상장에 재도전한들 작년 초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긴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비교기업을 바꾼다고 해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채윤석 한국IR협의회 애널리스트는 오아시스와 유사한 기업으로 미국의 신선식품 배송 업체 ‘메이플베어’를 꼽았는데, 현재 이 회사의 EV/SALES는 2.58배에 불과하다.

최근 IB 업계 관계자들이 매출액뿐 아니라 이익까지 중요하게 본다는 점 역시 오아시스의 상장을 늦추는 장애 요인이다. 한 PE 관계자는 “요즘 미국에서는 매출액뿐 아니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까지 함께 보는 추세가 강해졌다”면서 “오아시스는 흑자 기업이긴 하지만, 90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을 정도로 의미 있는 이익을 내고 있는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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