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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속 15년 이상 대상… “어려운 시장환경 속 경쟁력 확보”
작년 총수 일가 100억대 보수…“경영 실패 떠넘기기” 비판
이마트 전경. 이마트 제공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낸 이마트가 전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쿠팡·알리익스프레스 등 이커머스에 밀려 오프라인 점포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하는 상황에서 인력 감축을 통해서라도 비용 절감에 나서려는 포석이다.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직원들이 떠안는 모양새다.

이마트의 희망퇴직은 25일 사내공지를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 대상은 근속 15년 이상(2009년 3월 1일 이전 입사) 관리직군이며, 신청 기간은 4월12일까지다. 희망퇴직자에겐 법정 퇴직금외에 월 기본급의 40개월치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과 생활지원금 2500만원, 직급별 1천만원~3천만원의 전직지원금을 지급한다.

이마트가 전사적인 차원에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건 창사 이후 처음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 이마트의 실적은 악화일로다. 두 해 전인 2021년엔 3천억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냈으나 이듬해 이익 규모(1357억원)가 반토막난 데 이어 지난해엔 46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창사 이후 첫 적자다. 물론 자회사로 둔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손실이 반영된 탓이지만 이 부분을 빼더라도 이마트의 이익 규모(별도 재무제표 기준)는 전년 도에 견줘 20% 남짓 줄었다.

이마트의 구조조정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다. 지난 20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서도 ‘저비용 구조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강조하며 “업무 전반에 간소화 프로세스를 구축해 인력운영과 배치를 최적화하고, 비핵심 자산 효율화와 차입금 규모 관리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다”란 내용이 담겨 있다.

앞으로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마트를 포함한 대형마트는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를 겪으며, 쿠팡 등 이커머스에 시장 잠식을 당하면서 점포 수를 줄이고 인원 감축에 나서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 왔다. 이마트 역시 매장 수와 직원 수를 계속해서 줄여왔다. 지난 2019년 6월 말 2만5천여명(점포 수 158개)에서 2022년 말 2만3천여명(157개), 지난해 말 2만2천여명(155개)으로 각각 감소했다.

한편에선 정용진 회장 등 신세계그룹 경영진이 이마트의 위기 국면에서 스스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장기간 실적 부진은 경영 실패에 비롯됐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미래의 기대가 반영되는 시가총액이 최근 들어 급격히 줄어드는 게 그 방증이다. 5년 전 3조원을 크게 웃돌았으나 현재는 2조원을 밑돈다.

최한수 경북대 교수(경제학)는 “이마트의 위기는 유통 환경 변화와 같은 외부 변화에 적기 대응하지 못한 경영의 실패를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경영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총수 일가의 희생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마트노조 산하 이마트 지부 쪽은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총수 일가를 비롯한 경영진은 막대한 보수를 받고 있다. 고통분담 없이 노동자들에게 실패의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에서 ‘책임경영’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로부터 전년도보다 8400만원(2.3%) 증가한 39억9900만원을,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 회장 부부도 각각 30억6500만원을 받았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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