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 지구에서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커지면서,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에너지 안보에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미국 에너지경제 재무연구소(IEEFA)는 최근 공개한 '한국 전력 시장의 삼중고(South Korea's Power Trilemma)'라는 보고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우리나라가 지난 2022년 막대한 추가 전력 비용을 부담했다고 분석했습니다.

2022년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화석연료인 LNG(액화천연가스) 값이 전 세계적으로 급등했는데 다른 나라보다 LNG 발전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3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추가 전력비용을 비교했습니다. (1) 전력 구성에서 LNG 발전 비중을 G20 평균 수준으로 낮춘 경우 (2)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 (3) 두 가지 상황을 모두 가정한 경우입니다.

보고서는 한국이 LNG 발전 의존도를 27.5%(2022년 기준)에서 G20 평균인 17.5%까지 낮췄다면, 전쟁 발발에도 LNG 연료비를 약 22조 원 줄일 수 있었다고 추산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늦어지면서, 결국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는 얘기입니다.


■ 개발도상국만도 못한 신재생에너지 전환


보고서를 작성한 김채원 IEEFA 연구원은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0%도 되지 않아,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가보다도 낮은 수준"이라며,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화석연료 가격의 급등락에 더욱 취약한 구조"라고 진단했습니다.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전환이 더딘 배경에는 '신재생에너지가 비싸고, 비현실적'이라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김 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1.6%, 2036년까지 30.6%로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올해 전력 구성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9.64%에 그쳤습니다.

김 연구원은 "이미 미국과 유럽, 중국은 신재생에너지를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경제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면서 "한국보다 경제력이 약한 개발도상국들도 신재생 에너지를 통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KBS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도, 최근 발생한 중동 가자지구 사태나 중국-타이완 갈등 등 다른 형태의 지정학적 위기가 한국의 에너지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한국이 에너지 자급이 가능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미리 늘려놨다면, 외부적인 충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근시안적인 화석연료 위주의 에너지 안보에 집착한다면 결과적으로 에너지 불안정을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적 노력 필요"

보고서는 국내에도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가 있지만, 한국전력 자회사들이 신재생 발전을 늘리는 데 소극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중부발전 등 한전 발전 자회사의 신재생 에너지 설비 규모가 전체 설비의 1.9%에 불과하고, 이들 회사가 신재생 인증서(REC)를 구입해 RPS 목표치를 채우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기후단체 '기후솔루션'의 김원상 커뮤니케이션 담당은 "재생에너지 보급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 시작됐지만, 이제는 산업 경쟁력과 에너지 안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해외보다 뒤처진 재생에너지 국내 보급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1270 귀 붕대 감고 휠체어 신세…법정 선 모스크바 테러범 '만신창이' 랭크뉴스 2024.03.25
41269 한동훈 "세 자녀 이상 대학등록금 면제"…이재명 "정신 차린 듯" 랭크뉴스 2024.03.25
41268 법정 선 모스크바 테러범, 고문에 '만신창이'...10대도 있다 랭크뉴스 2024.03.25
41267 “심판하자” “3년은 길다”···총선 메인 슬로건에 담긴 각 당 전략 랭크뉴스 2024.03.25
41266 20분 사투 끝에 잡은 '괴물'…제주서 1m 초대형 광어 낚았다 랭크뉴스 2024.03.25
41265 [MBC여론조사] 서초을 신동욱 50%·홍익표 37%‥종로 곽상언 47%·최재형 38% 랭크뉴스 2024.03.25
41264 "군인은 3000원 더 내라" 논란의 무한리필집, 결국 문닫았다 랭크뉴스 2024.03.25
41263 ‘뽀뽀하고 엉덩이 툭’… 직원 성추행 양산시의원 결국 사퇴 랭크뉴스 2024.03.25
41262 김여정 “일본 수상이 ‘만나자’ 또 전해와”…북-일 수싸움 랭크뉴스 2024.03.25
41261 의협 회장 후보들 "2천명 증원 안 돼"…"정부와 대화 필요없다" 랭크뉴스 2024.03.25
41260 낙동강 벨트 간 이재명 “경남 산업 쇠퇴하고 청년 빠져나가···못 살겠다 심판하자” 랭크뉴스 2024.03.25
41259 이마트, 창립이래 첫 전사적 희망퇴직 받는다 랭크뉴스 2024.03.25
41258 [속보]한미그룹,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 전격 해임 랭크뉴스 2024.03.25
41257 辭表(사표)낸 교수들, 死表 받아든 환자들 랭크뉴스 2024.03.25
41256 노동부 "동료 전공의 복귀 방해는 직장내 괴롭힘…엄정 조치" 랭크뉴스 2024.03.25
41255 이마트, 근속 15년 이상 전사적 희망퇴직…"경쟁력 확보"(종합) 랭크뉴스 2024.03.25
» »»»»» 미 연구소 “한국, 에너지 안보 취약”…경고 이유는? 랭크뉴스 2024.03.25
41253 실적 꺾인 ‘1위’ 이마트,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받는다 랭크뉴스 2024.03.25
41252 서울 소재 여고 칼부림 예고 글 또 올라와…작성자 특정 중 랭크뉴스 2024.03.25
41251 '고압산소치료' 받던 환자 숨지고, 간호사는 중태…무슨 일 랭크뉴스 2024.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