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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처 수장들, 데이터 이례적 조기 공개
시진핑 ‘경제 광명론’ 지시 따라 낙관론 강조
나쁜 지표는 숨기기… 불확실성 확대 부작용

중국 각 부처 수장들이 경제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데이터를 ‘깜짝’ 공개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철저하게 경제 지표 발표 일정을 관리하는 중국에서 보기 드문 현상이다. 경제 선전과 관련 여론 지도를 강화하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말로 하는 경제 부양책’인 셈인데, 이같은 움직임은 당장은 시장을 움직일 순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랴오민 중국 재정부 부부장(차관)은 지난 21일 국무원 기자회견에서 “지난 1~2월 전국 일반 공공예산 지출이 전년 대비 6.7% 증가해 연간 예산의 15.3%를 완료했다”며 “이같은 지출 속도는 지난 5년 같은 기간 중 가장 빠른 속도”라고 밝혔다. 랴오 차관은 사회보장 및 고용, 교육, 도농 지역 등에 대한 지출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재정 지출은 거시 경제의 회복과 경제 구조의 조정, 사회적 자본 투자 등을 촉진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무부가 관련 월간 데이터를 공개하기 한 시간 전에 이뤄진 발표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P 연합뉴스

이처럼 경제 지표를 공식 공개 일정보다 미리 밝히는 부처 수장들이 늘어나고 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1월 16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 특별 연설 자리에서 지난해 중국 경제 성적표를 처음 공개했다. 공식 발표 하루 전이었다. 그는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목표치인 약 5%보다 높은 5.2%로 반등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전반적인 장기 성장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위기설에 대해 일축했다.

같은 달 24일 판궁성 인민은행장은 시중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은행 지급준비율을 종전의 두 배 수준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무려 공식 인하 12일 전이었다. 인민은행이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전 인민은행장이 나서 먼저 이를 발표하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 역시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의 발표 예정일보다 하루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수출입이 지난해 9월 이후 점진적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1~2월에도 수출이 10.3% 증가했다”고 깜짝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중국 각 부처 장차관이 데이터를 직접 빠르게 공개하는 것은 당의 지시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시 주석은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주재하며 “경제 선전과 여론 지도를 강화하고 ‘중국 경제 광명론(光明論)’을 강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시장 띄우기에 도움이 되는 좋은 소식을 미리 공개하는 식으로 값싸고 새로운 유형의 부양책에 착수했다”며 “이 전략은 경제에 대한 낙관적 견해를 확산하라는 최고 지도자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 역시 ‘돌발 행동’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좋은 지표를 기존의 틀을 깨고 공개했다는 것은 반대로 나쁜 지표는 숨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경제 비관론이 본격화한 지난해부터 일부 경제 지표의 기준을 조정하거나 아예 비공개 처리하고 있다. 16~24세 청년 실업률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6월 21.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중국 국가통계국은 돌연 월간 수치 발표를 중단했고, 학생과 취업준비생을 제외한 ‘실제 구직자’만 대상으로 한 청년 실업률을 지난해 12월부터 내놨다. 수치는 14.9%로 크게 낮아졌다.

이 외에도 중국 상무부는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위안화, 달러 두 개 기준으로 발표하다 지난해 8월부터 달러 기준을 없앴다. 같은 해 5월부터 매달 두 자릿수 가량 감소세가 이어지자 통화 가치가 하락한 위안화 기준으로만 FDI를 공개하는 것이다.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FDI는 지난해 1조1339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8.0% 줄었다. 달러 기준으로 집계할 경우 하락 폭은 더욱 클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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