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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100% 주주’ 정부, 배당성향 35% 요구
한전 적자로 산은 재정 건전성 우려
정부, 현금 대신 현물출자로 건정성 지표 개선

KDB산업은행 전경. /산업은행

KDB산업은행이 올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배당을 늘린다. 산업은행은 33% 지분을 보유한 한국전력의 적자가 확대되면서 재정 건전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정부가 올해 35% 수준의 배당성향을 요구하면서 1조원 가까이 배당금을 내게 됐다. 과도한 정부 배당금으로 산업은행이 재무 건전성 확보와 신산업 육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정부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산업은행에 35% 수준의 배당성향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기재부가 2월 중순 배당성향에 관해 통보했다”라며 “산업은행과 의견 교환 절차를 거쳐 최종 배당성향이 결정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최종 배당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의 배당금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따른 환입금, 기업금융 실적 확대 등으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배당금은 개별 기준 당기순손익을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산업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2조92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를 기준으로 배당 규모를 계산하면 배당금은 1조231억원에 달한다.

다만, 산업은행이 한국전력의 적자 지속과 고금리 상황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1조원이 넘는 배당을 모두 받아 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 핵심 산업 육성 사업에서 산업은행이 핵심 역할을 맡아 대규모 자금을 공급해야 한다는 점도 배당 규모가 조(兆) 단위를 넘기지 않고 8000억~90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다.

산업은행의 역대 최대 배당금액은 지난 2022년 8331억원이다. 산업은행은 2019년 1449억원, 2020년 1120억원, 2021년 2096억원의 배당을 하며 통상 1000억~2000억원대에서 배당을 했다. 하지만 2022년에는 산업은행이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는 HMM의 턴어라운드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배당금 역시 대폭 확대됐다.

산업은행의 배당은 전부 정부로 들어간다. 정부는 산업은행의 지분 100% 보유한 최대주주다.

일러스트=정다운

정부가 산업은행으로부터 대규모 배당을 받아 가면서 산업은행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한전 지분 탓에 지분법 손실이 발생하며 재정 건전성에 부담을 안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22년 말 한전의 당기순손실로 인한 산업은행의 지분법 손실이 8조507억원에 달할 정도다. 산업은행은 지분법 손실 탓에 재정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산업은행의 BIS 비율은 2022년 13.4%에서 지난해 1분기 13.11%로 떨어졌다. 정부의 현물출자를 통해 지난해 3분기에는 13.66%를 회복했으나, 금융 당국에서 권고하는 BIS 비율 하한선인 13.0%를 겨우 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은 지난해에도 4조6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산업은행은 계속 재정 건전성 리스크에 노출된 상태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도 수천억원의 배당을 현금으로 받아 가는 대신 현물출자를 통해 표면적인 산업은행의 건전성 지표를 개선하는 데 그치고 있다. 현물출자는 현금출자와 달리 실제 현금이 유입되지 않고 회계상으로 자본이 보강되는 효과만 있다. 정부는 산업은행의 BIS 비율을 재차 개선하기 위해 이달 내 2조원 규모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식 등 공기업 주식을 현물 출자할 계획이다.

국회에서도 산업은행의 건전성 유지를 위해 정부에 배당을 유보하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0월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한전의 적자 폭 확대로 산은의 역할이 흔들리고 있다”라며 “정부는 한시적으로 배당을 유보한 뒤 이 재원으로 산업은행이 산업계 지원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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