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2일 러 모스크바 공연장서 초대형 테러
IS "우리가 했다" 배후 자처... 푸틴에 '악재'
러시아 "우크라 소행" 주장하며 주의 분산
23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라스노고르스크에 있는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밖에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모여 있다. 전날 이 공연장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이슬람국가(IS)가 배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발생해 24일 오전 기준 133명이 사망했다. 크라스노고르스크=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에서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최악의 테러가 발생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배후
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주장한다.
"IS가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는 미국의 사전 경고를 무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초대형 참사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러시아가 보복을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공세
고삐를 더 세게 쥘 수 있다
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3명 사망 '초대형 참사'… IS "우리가 배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등에 따르면 22일 저녁(현지시간)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발생한 테러로 133명(24일 오전 기준)의 사망자를 포함, 2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공연장엔 6,000명 넘는 인파로 가득했다.

현장 상황은 참혹했다. 테러범들은 연막탄을 던진 뒤 공연장으로 들어와 눈에 보이는 이들을 사살했다. 화장실, 비상계단 등을 구석구석 뒤지기도 했다. 생존자들은 "테러범들이 '산책하듯' 사살했다"고 증언했다. 테러범이 던진 폭탄 등으로 건물 화재도 발생했다.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 테러 관련자 11명은 즉각 검거됐다.
러시아 언론이 공개한 용의자 신문 영상에서 자신을 '1998년생 샴숫딘 파리둔'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한 달 전쯤 '전도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신원 미상 인물이 범행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범행 대가로 150만 루블(약 2,192만 원)을 받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23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라스노고르스크에 있는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구조대원들이 화재 등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크라스노고르크스=EPA 연합뉴스


IS는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은 사건 직후 "우리 대원이 했다"고 공표했고, IS 자체 선전 매체 아마크통신은 용의자 4명의 사진도 공개했다. 아마크는 테러범 중 한 명이 한 남성의 목을 자르는 등의 장면이 담긴 영상까지 공개했다고 미국 CNN방송은 보도했다. 용의자 일부가 IS 활동 지역인 타지키스탄 출신이라는 점도 IS 배후설에 신빙성을 더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영상을 올려 러시아가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테러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쓰레기"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젤렌스키 엑스 계정 캡처


'푸틴 책임론' 나올라... '우크라 배후설' 미는 러



러시아는 그러나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밀고 있다.
근거는 핵심 용의자 4명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불과 100㎞ 떨어진 곳에서 검거됐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그들은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도주했는데, 우크라이나 쪽에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 있었다고 한다"며 배후설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펄쩍 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과 다른 인간쓰레기들이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려 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도 "이번 공격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IS에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의심하는 건 이번 테러가 푸틴 정권을 크게 흔들 수 있어서다.
수도 한복판에서 발생한 초대형 테러는 '러시아 내부 안정'을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삼는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을 훼손한다. 독일 싱크탱크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재단의 러시아 전문가인 알렉세이 유수포프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테러를 포함해 러시아가 세계의 불안정 요인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믿음이 러시아 정권을 유지하는 핵심"이라고 독일 타게스슈피겔에 말했다.

무엇보다 미국이 수차례 IS의 테러 가능성을 경고했음에도 러시아가 이를 무시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상, 푸틴 대통령으로선 어떻게든 '제3의 배후'를 찾으려 들 수밖에 없다.
독일의 안보 전문가인 피터 노이만은 "'위협을 오판하고 미국의 조언을 공개 거부했다'는 사실은 푸틴을 부주의하고 어리석은 인물로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배후설에 기반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키이우(우크라이나) 정권의 테러리스트로 확인된다면 (우크라이나를) 무자비하게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1413 정부, 할인지원 효과…사과·배 소매가격, 일주일 새 10% 넘게 하락 랭크뉴스 2024.03.24
41412 무릎 줄기세포 주사에 보험금 지급 급증… 금감원, 기획조사 강화 랭크뉴스 2024.03.24
41411 1년 반 만에…포항제철소 야경 ‘반짝’ 랭크뉴스 2024.03.24
41410 부산 모 대학병원 40대 안과 의사, 자택서 돌연사…"과로 아니냐" 랭크뉴스 2024.03.24
41409 [단독]자금 숨통 튼 SK온…11억달러 조달 성공 랭크뉴스 2024.03.24
41408 과일값 잡히는 것 맞나... 소매가 내리는데 도매가 오른다 랭크뉴스 2024.03.24
41407 제주 바다에 열대 새우가…바뀌는 생태 지도 랭크뉴스 2024.03.24
41406 “한국은 지금 아주 매력적인 시장”…해외 럭셔리 차들이 몰려온다 랭크뉴스 2024.03.24
41405 ‘대화’ 꺼내든 尹정부에 의료계 내분… “긍정 신호”vs“증원 철회부터” 랭크뉴스 2024.03.24
41404 본격 선거전 초입 '민생' 대결‥"금융투자세 폐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랭크뉴스 2024.03.24
41403 여, 악재 털고 '공세' 전환‥야, 세종갑 전격 공천 취소 랭크뉴스 2024.03.24
41402 정부, “의료계와 건설적 대화 위한 실무작업 착수” 랭크뉴스 2024.03.24
41401 올해 12월부터 5인승 이상 승용차 '차량용 소화기' 설치 의무화 랭크뉴스 2024.03.24
41400 9년전 파리 '바타클랑 악몽' 되살린 모스크바 테러 랭크뉴스 2024.03.24
41399 “보다보면 하루가 훌쩍”…‘숏츠 중독’에 ‘디지털 디톡스’ 등장 랭크뉴스 2024.03.24
41398 우크라 겨냥 러 미사일, 한때 폴란드 영공 진입…폴란드 경계 강화 랭크뉴스 2024.03.24
41397 이재명 “전 국민에 25만원씩 민생회복 지원금 제안” 랭크뉴스 2024.03.24
41396 결혼 전 청약 이력 ‘리셋’…특별공급에 ‘혼인 페널티’ 없앴다 랭크뉴스 2024.03.24
41395 "파고 또 파고" '오컬트 외길'로 1천만, 장재현 감독을 만나다 랭크뉴스 2024.03.24
» »»»»» 테러 경고 무시했다 초대형 참사… 궁지 몰린 푸틴 "우크라이나가 배후" 랭크뉴스 2024.03.24